‘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는 로고 노출을 최소화하고 핏과 소재에 집중하는 패션 트렌드를 말한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럭셔리를 추구한다.
불황이나 경기침체 때 더 주목받는 스타일로, 절제미와 미니멀리즘을 강조한다. 조용한 럭셔리 브랜드로 ‘더로우(The Row)’, ‘케이트(Khaite)’, ‘토템(Totem)’, ‘질샌더(Jil Sander)’,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등이 많이 알려졌다.
더로우는 쌍둥이 자매로 아역배우였던 애슐리 올슨과 케이트 올슨이 자신들이 즐겨 입던 미니멀리즘 룩을 브랜드화한 사례다. 영화배우 케이티 홈즈는 케이트의 캐시미어 브라와 가디건 세트를 입은 모습이 화제가 됐다. 귀네스 팰트로는 스키장 리조트 사고로 법정에 출두할 당시 더로우의 3900유로(약 555만원)짜리 크림색 롱 코트를 입어 조용한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외 로지 헌팅턴 휘틀리, 조 크라비츠 등도 조용한 럭셔리 브랜드를 고수하는 셀럽들로 알려졌다.
미디어 재벌가의 승계를 둘러싼 가족 간 암투를 다룬 미국 HBO의 인기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에 등장한 인물들의 패션이 이런 트렌드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신발부터 모자까지 옷으로 부유함과 지위를 표현하며 조용한 럭셔리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옷장에 가득 찬 회색 반팔 티셔츠는 한장에 40만~50만원에 달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맞춤 티셔츠로 조용한 럭셔리의 한 사례다.
최근에는 패션에서 인테리어로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로로피아나(Loro Piana)’가 최근 선보인 아파체타(Apacheta) 컬렉션 등이 인기다. 소파와 벤치, 테이블 등이 소리 없이 잘 나간다. 로로 피아나의 지난해 연 매출은 7억1800만유로(1조221억원)로 전년(5억1000만유로)대비 40% 늘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2022년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29.1% 증가한 9억1970만유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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