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16일 방중 중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만나 중국은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미국 관계의 근간은 양국 국민에 있다면서 양국 국민 간의 지속적인 우정을 희망한다고도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만난 게이츠 창업자에게 “당신은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미국 친구이다. 매우 기쁘다. 우리는 3년 이상 못 만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국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 당신은 중국의 개발 작업에 참여해 많은 좋은 일을 했다. 우리의 오랜 친구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게이츠 창업자는 시 주석에게 “이렇게 만날 기회를 갖게 돼 매우 영광이다”라면서 “우리는 언제나 좋은 대화를 나눴다. 오늘 논의할 중요한 의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년 동안 중국에 오지 못해 매우 실망했다. 다시 오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외국의 민간 인사와 독대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최고 경영자),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등이 방중했으나 시 주석을 만나지는 못했다. 머스크의 경우 도 부총리와 각료 3명, 상하이(上海)시 서기를 만났을 뿐이다.
그럼에도 시 주석이 게이츠 창업자를 만난 것은 둘이 종종 만나고는 했던 대단히 긴밀한 관계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여기에 게이츠 창업자가 전날 중국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연구 선도기관인 베이징 소재 글로벌의약품연구개발센터(GHDDI)에서 연설한 후 5년 동안 5000만 달러(635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나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 주석과 게이츠 창업자의 만남은 오는 1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성사됐다. 미국 입장에서는 아무리 거대 기업의 창업자이기는 해도 일개 기업인에 불과한 그가 정부에 앞서 미리 초를 쳤다고 기분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도 일부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은근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미중 관계는 역시 아직 시계 제로 상태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