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종철 디자이너 |
횡단보도를 건너는 20대 행인을 들이받고도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70대 운전자가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이은상 판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70)에게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사회봉사 80시간과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30일 오후 8시50분쯤 강원 춘천의 한 도로에서 차량을 몰고 우회전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성 B씨(20)를 들이받고도 제대로 구호조치 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사고 장면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의 차량이 상당한 속도로 인도와 교통섬 사이의 횡단보도로 진입했고, 차량에 치인 B씨는 약 2m 떨어진 지점으로 밀려나 넘어졌다.
그러나 A씨는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고, B씨는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해자는 “팔이 올라가지 않고 갈비뼈가 아프다. 다리도 아프다”고 호소했지만, A씨는 당시 B씨가 찾고 있던 이어폰의 배상금으로 약 10만원만 주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채 사고 현장을 벗어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도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도주하는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사고 이후 피해자의 과실을 탓하는 등 범행 후 정상도 좋지 못하다. 피해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중한 정도에 이르지 않은 점과 피고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으로 일부 피해가 회복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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