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20대 여성이 길거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 엄벌을 호소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 딸이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크게 확산했다. 자신을 23세 딸을 둔 아버지라고 밝힌 A씨는 지난 9일 새벽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을 언급했다.
A씨는 사건 당시 딸로부터 “(친구들이 편의점에 들어간 사이) 편의점 앞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는데, 옆 테이블 아저씨가 욕을 하며 ‘왜 쳐다보느냐’고 시비를 걸었다고 전화가 왔다”며 “(딸에게) 말대꾸하지 말고 가만히 있고, 친구들 오면 자리를 피하라고 했는데 결국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후 30대 중반 남성 2명과 여성 한 명이 딸에게 시비를 걸었고, 무리 중 여성이 먼저 때리기 시작하자 다른 남성 한 명이 무자비하게 폭행을 가했다. A씨는 “(딸이) ‘너무 맞다 보니 정신을 잃었고, 눈 떠 보니 영화에서처럼 우리들 주위로 사람들이 다 모여서 보더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글과 함께 공개된 사진을 보면 딸은 입술 위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머리카락을 뜯기는 등 상해를 입었다. 딸의 건강 상태에 대해 그는 “구역질하고 있고, 머리와 배를 너무 맞아 시커먼 멍이 들었다”며 “입술 윗부분에 (구멍이) 뚫려 15바늘을 꿰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친구는 보철한 상태에서 맞아 입 안이 모두 헐었는데, 얼굴을 얼마나 집중해서 때렸는지 얼굴이 다 퉁퉁 부었다”며 “딸 친구 하는 말이 ‘(딸이) 더 많이 다쳐서 돌봐주느라 자기 아픈 것도 몰랐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부산 돌쳐차기남 생각나…정신적 충격”
A씨는 “(자신도 딸도) 정신적 충격이 엄청나다. 부산 돌려차기남이 생각나더라. 머리와 얼굴을 발로 차고 의자를 들어 때리려고도 했는데 주변에 젊은 남자들이 말리자 (가해자들은) 그 사람들까지 폭행하고 도망갔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현재 경찰 조사 중이며, 가해자들의 신원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당시 상황을 가까이에서 찍은 영상을 찾는다면서 “동영상 등 증거가 될 만한 것을 가지고 있는 분은 연락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또 “(가해자들이) 의자로 제 딸을 내리치려고 할 때 대신 막아서 맞아주신 분이 계시다는데 꼭 찾아서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며 “딸과 딸 친구들을 도와준 대전 유성 봉명동 가게 사장님과 알바 직원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 사이에서는 “어디 무서워서 밖에 나가겠나”, “꼭 잡아서 일벌백계해야 한다”,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등의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솜방망이 처벌을 하니까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한편 ‘딸이 먼저 원인을 제공한 게 아니냐’는 댓글이 달리자 A씨는 “(가해자들이) 처음부터 혼자 있는 딸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고, 딸 친구들에게도 성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하면서 시작된 일”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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