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출근 시간대 발생한 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로 14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상행하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하면서 사람들이 아래쪽으로 우르르 넘어지는 아찔한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중심을 잃고 쓰러진 사람들 위로 또 다른 이용객들이 넘어지며 순식간에 사람들이 겹겹이 쌓였고, 일부는 난간을 넘어 반대편 하행 에스컬레이터로 대피하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누군가 에스컬레이터의 수동 조작 장치 등을 작동시켰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에스컬레이터 운영 관리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아닌, 별도의 위탁 업체가 맡고 있는데 이 업체는 지난달 10일 에스컬레이터 정기 점검을 실시했을 때 ‘이상 없음’ 판정을 내렸다.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지난해 9월30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해마다 실시하는 안전 점검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스컬레이터 노후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2009년에 설치돼 올해 사용 14년 차다.
다만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주기적인 점검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역주행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는 견해도 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YTN 더뉴스에서 “시기적으로는 10년 이상 됐기 때문에 노후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같은 경우 매년 또 수차례에 걸쳐서 점검받는다”며 “건물의 수명과 거의 동일하게 사용되는 설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유지관리가 중요하다. 노후화로 판단하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고는 10년 전 분당선 야탑역에서도 발생했다. 2013년 7월 퇴근길에 야탑역 4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해 3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의 원인은 에스컬레이터 수리 과정에서 감속기와 모터를 연결하는 ‘피니언기어’를 짝퉁 부품으로 교체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