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항공사의 한 승무원이 자사 항공기에 폭발물이 실려 있다는 거짓 협박 전화를 몰래 걸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승무원은 비행기에 탑승한 전 남자친구와 그의 애인을 골탕 먹이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클라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아르헨티나 항공)의 여성 승무원 다니엘라 카르보네(47)는 지난달 21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에세이사 국제공항에서 미국 마이애미로 출발하려던 이 회사 항공편에 폭탄 위협을 가한 혐의로 공항 경찰(PSA)에 의해 체포됐다.
해당 항공편은 승객 270명과 승무원 12명을 태우고 오전 7시35분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발 직전 “이 항공편에 3개의 폭탄이 설치됐다”며 “비행기를 확인하라. 수천 조각으로 폭발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 왔다. 발신인은 목소리를 숨기기 위해 목소리 변조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보안 위협을 이유로 비행기는 이륙을 앞두고 모든 승객을 대피시켜야 했다. 이로 인해 항공사는 100만 달러(약 13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년 넘게 해당 항공사에서 근무한 카르보네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카르보네가 협박 전화를 한 이유는 이 항공편에 카르보네와 두 달 전 헤어진 10살 연하 전 남자친구와 그의 새로운 여자친구가 탑승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카르보네와 5년 이상 사귄 전 남자친구는 해당 항공편에서 근무하던 승무원으로, 그의 새 여자친구는 승객으로 탑승했다. 카르보네는 이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협박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보네의 행동에 동료 직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원들은 카르보네가 25년 근속하면서 한 번도 결근하지 않을 정도로 성실하고 훌륭한 직원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항공편은 공항 경찰의 폭발물 수색 작업을 거쳐 9시간 후에 운항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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