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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10여년 만 재결합한 커플…남친은 애 딸린 유부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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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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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2000년대 초반 대학생이었던 장미리씨(가명·여)는 김영일씨(가명·남)씨와 2년6개월 동안 사귀었다. 하지만 영일씨는 미리씨 모르게 바람을 피웠고, 둘을 그렇게 헤어졌다.

이별 후 둘은 연락을 끊고, 소식을 모른 채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다 2010년쯤 미리씨는 영일씨와 연락이 닿게 됐고, 2017년 둘은 다시 정식으로 사귀게 됐다.

미리씨와 영일씨는 결혼을 약속할 만큼 깊은 사이로 발전했다. 미리씨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영일씨를 남자친구라고 소개했다. 영일씨 또한 미리씨에게 “크로아티아에 가서 결혼하면 너무 좋고 예쁠 것 같다”며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했으며, 임신을 걱정하는 미리씨에게 “내가 모든 걸 다 책임지겠다”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행복은 반 년도 가지 못했다. 미리씨는 친구들로부터 영일씨가 자식까지 있는 유부남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화가 난 미리씨는 영일씨에게 따져물었고, 영일씨는 결국 사실을 털어놓았다. 당혹감과 배신감에 휩싸인 미리씨는 영일씨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미리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둘의 교제기간, 교제 전 영일씨가 자신을 미혼이라고 소개한 점, 미리씨의 나이가 결혼 적령기인 점, 둘의 기존 관계 등을 고려하면 영일씨가 미리씨에게 위자료 등으로 12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라며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성적자기결정권이란 사생활의 영역에서 스스로 내린 성적 결정에 따라 본인의 책임 하에 상대방을 선택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영일씨의 경우 15년 전이었다면 혼인빙자간음죄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2009년 헌법재판소가 혼인빙자간음죄를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영일씨 같은 파렴치한들이 형사 처벌을 받는 일들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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