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밥에 파리 윙윙, 똥범벅 뜬장에 ‘개 30마리’…”나가, 내 개야!” 큰소리[르포]
개농장이 의심되는, 경기도 화성의 열악한 개 사육장 모습. 좁은 뜬장에 음식물 쓰레기(짬밥)를 커다란 통에 넣어두었고, 더운 날씨에 쉰 냄새가 진동했다. 희뿌연 물엔 파리 사체가 둥둥 떠다녔다. 그 안에, 개 13마리가 있었다. 태어난지 얼마 안 된 강아지 11마리와 어미 둘이었다./사진=남형도 기자 |
“물에 파리 봐요. 이걸 강아지들 먹으라고 준 거예요?”(동물보호 유튜버 ‘스나이퍼안똘’)
“뭐가 벌레가 껴.”(주인)
“짬밥(음식물 쓰레기)도 날씨 더워서 다 쉬었잖아요.”(안똘)
“알았어, 이제 사료로 줄게.”(주인)
인근에 있는 뜬장 역시 열악한 건 마찬가지였다. 비좁은 공간에 8마리를 욱여넣었다. 그럼에도 개들은 낯선 사람에게 꼬리를 쳤고, 하나 같이 이쪽을 바라보았다./사진=남형도 기자 |
두 눈 뜨고는 차마 보기 힘든 곳이었다.
낡은 철제 뜬장(바닥에서 떠 있는 사육장) 안에 개 13마리가 있었다. 젖이 불은 어미가 2마리, 갓 낳아 꼬물대는 강아지가 11마리였다. 서너 걸음만 움직여도 더 못 갈 만큼 비좁았다. 못 씻은 개들은 하나 같이 때가 잔뜩 껴서 꾀죄죄했다.
뜬장 안에 있는 어미 개. 그래도 좋다고 귀를 젖히고 꼬릴 흔들고 몸을 세워 사람을 반겼다./사진=남형도 기자 |
먹으라고 둔 건 커다란 통에 든 짬밥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이미 쉬었는지 악취가 요란했다. 희뿌옇고 더러운 물그릇엔 파리 등 벌레 사체가 둥둥 떠 있었다. 그 뒤로는 개들 배변이 엉겨 붙어 지독한 냄새가 진동했다.
개들은 아무 힘이 없었다. 구하겠다며 간 사람이 대신 호통을 쳤다. 개농장을 없애러 다니는 유튜버이자, 동물보호가인 ‘스나이퍼안똘’이었다. 개들이 쉰 짬밥을 먹기 시작하자 그는 “야, 먹지마!”하고 한사코 말렸다. 그리고는 주인에게 짬밥을 당장 버리라고 나무랐다.
뜬장 근처, 바깥에 놓여 있던 짬밥통. 아예 커다란 통에 넣어놓고 삽으로 퍼서 주는듯 했다. 주인은 우리가 방문하자 뚜껑을 닫았다./사진=남형도 기자 |
그제야 주인은 뜬장에서 짬밥을 꺼내 버렸다. 더러운 물도 버리고 깨끗한 걸로 채웠다. 단 1분이면 될 일이었다. 그걸 본 어미 개가 다가와 벌컥벌컥, 시원스레 마셨다. 깨끗한 물이 좋은 거였다, 당연하게도.
근처엔 나란히 붙은 뜬장 두 개가 더 있었다. 무기력해 보이는 개 두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 안에도 짬밥이 있었다. 마실 물은 아예 없었다. 안똘이 “여긴 물도 없다”고 했으나, 주인은 물그릇을 가져오지 않았다. 이미 놓인 짬밥 통 안에 그대로 물을 부었다. 그건 물이 아니라, 묽어진 음식물 쓰레기였다.
■ 뜬장.짬밥.가스통.토치 ‘개농장 의심’…37마리 구했는데, 30여 마리 또 채워
전국에 이런곳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고, 그걸 다 어찌 해결할까 고민하고. 결국엔 관심뿐이다. 개들의 눈빛을, 살아 있는 존재란 걸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 그래서 궁극적으론 법을 바꾸는 것./사진=남형도 기자 |
인근엔 또 다른 뜬장이 있었다. 그밖에 묶여 있는 개들도 또 있었다. 다 세어 보니, 새끼까지 약 30마리였다. 뜬장과 짬밥, 땅에 놓인 가스통과 토치. 안똘은 ‘개농장’이 의심된다고 했다.
“복날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몇 개월 안 된 애들이고요. 제가 볼 땐 얘네 팔아먹으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안똘)
그 말에, 주인은 키우는 개들이라 항변했다. 그는 “돈벌이 아니다. 돌아다니는 개들, 나 따르는 개들을 붙들어 놓았다”고 했다. 새끼들은 한 달도 안 됐다며, 어미 둘이 동시에 낳은 거란다. 짬밥과 썩은 물에 대해선 “일하느라 바빠서”라고 했다.
배고픈 어미 개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었고, 굶주린 새끼들은 그런 어미의 젖을 빨았다./사진=남형도 기자 |
놀랐던 건, 여긴 개 37마리를 이미 구조했던 곳이란다. 안똘은 “지난번에 제보받아 다 구조했는데, 주인이 또 데려왔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뜬장 안 개들은 주로, 다 자란 성견이 아녔다. 몇 개월 정도 밖에 안 돼 보였다.
그때도 개농장이 의심됐고, 사육 환경이 열악했다. 제보 받은 안똘이 동물보호법, 가축분뇨법, 폐기물관리법, 개발제한구역 등 관련법 위반으로 화성시청에 민원을 넣었다. 37마리 전부를 포기 받고, 동물보호센터로 격리 및 구조했었다.
■ 개농장 하나 없애는데 7~8개월씩 걸려, “벌금 때려도 버텨, 없어진 건 10% 정도뿐”
두려운듯 한쪽 구석에 웅크린 뜬장 속 개. 여긴 아예 물도 놓여 있지 않았다./사진=남형도 기자 |
그걸로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 안 돼 30여 마리가 뜬장에 또 채워진 거였다. 지금 보는 열악한 사육 현장이 그거였다. 화성시청에서 행정명령에, 벌금까지 나왔어도 소용없었다.
화성시청 반려가족과 반려보호팀에 재차 신고했다. 담당 공무원은 이날 오후 3시 이후에 온다고 했다. 제보자와, 안똘과 함께 인근 카페에서 이야기하며 기다리기로 했다. ‘개식용 금지’ 등이 크게 적힌 승합차에 함께 올랐다.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개./사진=남형도 기자 |
이동하는 동안 안똘은 한숨을 푹 쉬었다. 이게 정말 끝나지 않는 문제라 했다. 개농장을 고발하기 위해 잘 모르는, 관련법 공부까지 했단다. 없애기 위해 노력한지 벌써 3년이 넘었다. 그가 정말 지친다는듯 말했다.
“개농장 하나를 없앴다고, 희망이 보인다고 했었어요. 옛날엔 저도 그랬죠. 좋은 일 하는 건 맞죠. 근데 이렇게 해선 끝도 없어요. 몇백 곳을 없앤다고 해도요. 원주 개농장은 완전히 철거하는데 7~8개월은 걸렸어요.”
열악한 뜬장엔 배변이 엉겨 붙어 있었다. 개들은 배변이 그나마 적은 곳에 몰려 있었다. 파리가 들끓었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놓고 주인은 개를 ‘키운다’는 표현을 썼다./사진=남형도 기자 |
불법 개농장, 그간 그가 고발해 행정명령을 받게 한 곳만 약 200곳. 그중 없어진 곳은 몇 곳이냐는 물음에, 안똘은 “10~20%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4월 27일 통과된 ‘개도살 금지’ 법안 역시 근본적 해결이 안 된다고 봤다. 그는 “어차피 개농장은 대부분 불법으로 다 해왔다”고 했다.
동물보호가이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스나이퍼안똘. 그는 개농장을 철폐하러 다니고 있다. 그리고 한계를 느낀다고 했다. 결국, ‘개식용 금지’가 유일한 답이라고 했다./사진=남형도 기자 |
찬 커피에 더위를 식히고 있을 때, 안똘이 말했다. 그 말이 쓰렸다.
“애들은 썩은 밥 먹고 있는데, 우린 시원한 거 먹고 있으니 죄짓는 것 같네요.”
■ “내 개야, 가!” 큰소리치던 주인, 설득하던 공무원
사람이 오니 그제야 짬밥을 치우는 주인. 그도 아는 모양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사진=남형도 기자 |
오후 3시가 넘어 화성시청 공무원들이 현장에 왔다. 긴급 격리가 될 거라 믿었다. 열악한 사육 환경에서 37마리를 구조한 뒤, 또 30여 마리를 데려온 곳. 쉰 짬밥, 놓여 있지 않은 물, 똥범벅 된 좁은 뜬장 속 어린 새끼들, 새빨갛게 드러난 몇몇 개들의 피부병.
명백하게, 동물보호법 제10조 ‘동물학대’ 조항엔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 공간 및 먹이 제공, 위생과 건강 관리 사항 등 보호 의무를 위반해 상해 또는 질병을 유발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었으므로.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졌다. 화성시청 주무관이 말했다.
현장에 방문한 화성시청 공무원들. 새끼 한 마리를 검사하기 위해 데려가겠다고 하자, 주인이 뜬장에서 땅바닥에 내려두었다./사진=남형도 기자 |
“뜬장에 똥범벅 되어 키우시다가 새끼들 같은 경우는 면역력 떨어져 죽게 돼요. 좋아하고 사랑할 만한 개만 놓고 키우셔야죠. 한 마리당 최소 2~2.5m 되는 케이지 만들어서, 한 마리씩 넣어야 돼요. 그거 다 마련하실 수 있어요?”
그러면서 공무원들은, 병원 가서 진료받고 확인서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주인은 “병원은 돈 들어가는데, 내가 항생제 주사 놓겠다“고 하다가 “수의사를 불러서 하겠다”고 했다. 안똘이 “새끼들은 격리 안 하면 며칠 안에 죽는다”고 하자 주인은 흥분하며 소리쳤다.
“안 죽어, 안 죽어! 내가 키우는 개니까 내 맘대로 한다는데. (포기) 각서고 뭐고 안 써, 가!”
발이 작은 꼬물이는 뜬장에 자꾸만 발이 빠졌다. 그럼에도 이 좁은 세상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어했다./사진=남형도 기자 |
제보자가 나서서 주인 앞에서 울며 말했다. “아저씨, 이거 제발 그만하세요. 이 아이들 눈 보면 불쌍하지 않아요. 반려견이에요. 먹을 수 없는 거라고요. 어떻게 개를 잡고 더러운 밥을 먹여요.”
■ “개식용만 없애면 다 해결”…’무관심’이 근본 원인
한쪽 구석에 놓여 있던 가스와 토치. 개농장이 의심되는 부분이 이런 거였다./사진=남형도 기자 |
불법을 엄단해야 할 이가 설득하고, 잘못한 이가 외려 큰소릴 쳤다. 흐지부지 마무리될까 걱정이 됐다. 안똘은 “여긴 누가 봐도 좋아해서 키우는 데가 아니다. 좋아하는 개를 누가 짬밥 주냐”며 “팔아 먹는 곳인 거 솔직히 아시지 않느냐”고 했다.
긴 설득과 대화 끝에야, 주인은 알겠다며 조건부 포기 각서를 썼다. 일단 어미 둘, 새끼 11마리를 긴급 격리조치하기로 했다. 이튿날, 어미와 새끼들은 동물 보호소로 격리됐다. 건강 검진을 해서 이상이 있는지 파악한 뒤, 그에 따라 다른 개들도 추가 조치할 거라고 했다. 사료 등 적합한 먹이를 주고, 사육 장소 개선을 하도록 시정 명령을 한다고 했다. 검사해서 아픈 게 아니고 주인이 요청하면,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였다.
“어렵다, 어려워.” 대화하느라 기가 빠진 담당 주무관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에게, 현장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운지 물었다. 담당 주무관은 “동물보호법을 너무 약하게 만들었다. 도살하면 좀 더 강력하게 하는데, 사육 관리 위반 정도면 강제로 뺏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 경찰에 고발해도 개들이 많이 아프거나 다치거나 죽지 않으면 거의 ‘무혐의’ 처리가 나온단다. 어떤 법이 필요하겠느냐고 재차 물었다. 단순한 대답이 돌아왔다.
겁을 먹은듯 웅크리고 있던 뜬장 속 개의 모습. 오른편엔 짬밥이 놓여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
“간단해요. 우리나라는 개 식용만 없애면 해결되는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요.”
안똘도 같은 얘기를 했다. “개를 못 먹는 조항만 넣으면 돼요.” 법 통과가 왜 이리 힘든 걸지 묻자, 그는 이리 대답했다. 실은 그게 핵심이었다.
“사람들 무관심 때문에요. 1500만 반려인이라 해봐야 1~2% 정도 말곤 관심이 없어요. 키우면서도 먹고, 쟤네들은 먹는 개니까라고 생각하고요. 알려고 하지도 않지요.”
뜬장 밖으로 잠시 나온 세상이 신기한지, 두리번거리며 킁킁거리던 강아지의 모습. 1500만 반려인이 키우면서 한쪽에선 또 먹고, 그 역설은 과연 언제까지 이어가야 할까./사진=남형도 기자 |
“아직 많은 국민들이 개고기 먹어…개가 아니라 사람이 학대당해”
대한육견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2022년 4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식용개 관련업 종사자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
“학대당하는 건 개가 아닌 사람입니다. 동물보호단체가 상인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어요.”
개 농장과 개고기 유통업체를 25년간 운영한 사장 송모씨는 이같이 말했다. 송씨는 “동물보호단체가 작업장(개 도축장 및 농장)을 5번 덮쳐 5번 이사했다”며 “한 번 이사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2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체와 법적 다툼을 이어가며 변호사 수임료만 3억원을 썼다”며 “지난 15년간 손해만 13억원”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개고기를 먹고 있다”며 “식단 선택은 각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개인은 식단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고기를 먹고 안 먹고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며 “개 식용이 싫다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혐오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개 식용’을 두고 관련 법규를 통한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한육견협회 등 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관련 입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개고기를 팔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안도 발의됐다.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의 “개식용을 임기내에 종식하겠다”는 발언과 관련, 공개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을 서면으로 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생존권투쟁위원장은 2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수천 년 동안 먹어온 개 식용을 금지하는 것은 기본권인 식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용 개는 처음부터 식용을 목적으로 키워지기 때문에 반려견과 다르다”며 “애완용 물고기를 키우면서도 팔딱팔딱 뛰는 생선을 회 떠 먹지 않냐”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또 “소비가 있으니 생산해서 판매하는 것이고 소비가 줄면 자연적으로 소멸할 것”이라며 “이 문제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 체제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한 ‘식용 개 사육·유통 실태조사’에 따르면 식용으로 연간 개 38만8000여 마리가 소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 기준 식용 개 농장은 전국 1156개였으며 보신탕 등 개고기를 파는 음식점은 1666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9월28일 28일 오후 대구 칠성시장 골목 안 보신탕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시민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
충남에서 8년째 보신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사장 안모씨(60대·남)은 “대도시에서 보신탕 음식점이 소멸하니까 손님들이 지방으로 온다”며 “‘국내에서 못 먹게 하면 베트남이나 동남아시아에 가서 먹고 오겠다’고 말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안씨의 음식점은 연평균 2억~3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개고기인 보신탕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안씨는 “사찰·궁중 등 여러 식문화가 있지 않냐”며 “보신탕은 건강식품이고 전통음식이기 때문에 하나의 요리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보호단체와 정치인들이 개고기에 대한 악의적인 프레임을 씌웠다”며 “실제로는 도축과 유통과정이 소·돼지보다 위생적”이라고 했다.
개고기 유통업체 사장 송씨는 “개 도축 방법도 국민 정서에 근접하기 위해 돼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다”며 “질식시킨 뒤 방혈한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를 체내에 주입해 마취를 유도하고 이어 호흡정지를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 방식이다. 전기 충격 등의 강압적인 방식보다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4월27일부터 시행되면서 동물을 임의로 죽이는 행위를 비롯해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는 것도 동물 학대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사실상 개 도살·도축이 불법화된 것이다.
北, 개식용 식당에 최고 명예호칭…”반려견도 먹는다”
북한의 단고기(개고기) 요리집인 평양단고기집의 메뉴. /영상=조선중앙TV캡처 |
북한의 ‘개고기 풀코스’ 식당인 ‘평양단고기집’이 설비관리 분야에서 김정일의 업적을 선전하기 위해 제정된 명예호칭인 ’26호모범기대 영예상’을 받은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세계적인 반려견 문화와 정면 충돌하는 개식용 문화를 북한 정권은 오히려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북한의 ‘개고기 사랑’은 북한정권의 폐쇄성, 식량난, 저개발 상태에 놓인 북한 경제라는 3대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3월25일자 정령을 통해 결정한 ‘3중26호 모범기대 영예상’ 수상자에 70여가지 개고기 요리 전문점인 평양단고기집이 포함됐다. 26호모범기대 영예상의 일종인 ‘3중 26호 모범기대 영예상’은 2017년 제정됐으며 설비관리분야에서 가장 성취 수준이 높은 단위 기관에 주어진다.
북한에서 단고기집 간판을 걸고 운영하는 식당이 26호모범기대 영예상을 받은 것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개고기를 단고기라 부른다.
북한의 단고기(개고기) 요리집인 평양단고기집의 메뉴. /사진=조선중앙TV캡처 |
26호모범기대 영예상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이른바 혁명활동을 벌이던 시기 평양방직기계제작소에서 26호선반을 직접 가동했다는 일화를 선전하며 1982년 제정한 명예호칭이다.
평양단고기집은 단고기등심찜·갈비찜·위볶음 등이 북한에서 유명한 ‘평양 개고기 맛집’이다. 각종 요리대회에 단고기 요리를 출품했다는 소식이 북한 관영매체들을 통해 알려지곤 했던 식당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동의보감을 인용해 개고기에 대해 “성질이 덥고 독이 없다.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하며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 등 선전을 하기도 했다.
북한이 단고기(개고기) 서전을 위해 동의보감을 인용했다. /사진=조선중앙TV캡처 |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달리 개고기 식용에 거부감이 강하지 않은 북한이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국경봉쇄, 수해 등으로 식량 수급이 불안정해진 여건에서 북한은 이번 시상으로 개고기 선전을 강화한 셈이다.
한 탈북민은 “과거 생활이 지금처럼 어렵지 않을 땐 식용개를 사들이는 게 어느정도 가능했는데 지금은 평양의 전문 요리집만 그런 활동이 가능하고, 일반 사람들은 가정에서 키운 개를 가족 또는 아는 사람 단위로 도축해 먹는 걸로 안다”며 “반려견 인식은 확산되고 있지만 정말 ‘고기 생각난다’하면 반려견마저 잡아먹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동물유관단체협의회 회원들이 말복인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동물임의도살금지법 제정 촉구 국민대집회’에서 개고기 대신 수박을 먹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국회를 향해 동물 불법도살 금지법 제정,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통과로 동물 음식물 쓰레기 급여 원천 차단, 축산법 개정안을 통과해 개를 가축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2019.8.11/뉴스1 |
북한의 비핵화·개방을 위한 한국 등 국제 사회의 대북 관여가 북한 인권 문제 뿐 아니라 견권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정권의 폐쇄성이 개고기에 유별난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뒤 “한국도 개고기 문화가 있었지만, 해외의 문제 제기에 직면하고 세계화가 되다보니 세계적 문화 코드에 맞추면서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강해졌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1인당 국민소득이 되는 국가부터 반려견 문화는 폭발적으로 확대된다”고 했다.
다만 대북 압박 일변도만으론 개식용 문화를 국제사회가 원하는대로 근절시키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도 국제사회와 교류, 협력을 활발하게 하면 개고기도 안 먹고 더 나아가서 개와 친구처럼 지내는 상황이 올 것”이라면서도 “압박만 계속하면 개고기를 더 먹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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