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사회복무요원 64%가 복무 중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이하 사회복무 노조)은 31일 직장갑질119, 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과 이달 1∼28일 전국의 사회복무요원(327명)과 소집해제자(23명) 등 35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0%(224명)는 복무 중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회복무 노조는 “직장갑질119이 지난 3월 직장인 100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직장인 30.1%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며 “그런데 이번 사회복무요원 설문조사에서는 2배가 넘는 64%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사회복무요원들은 ‘사적 용무 지시나 업무 전가, 초과근무강요 등 부당 업무지시’를 48.9%로 가장 많이 겪었다고 답변했다.
뒤이어 폭행·폭언(44.0%), 모욕·성폭력·명예훼손(33.7%), 따돌림·차별(31.1%) 순이었다.
괴롭힘 행위자는 복무기관 직원(60.9%), 복무기관장(38.2%) 등이었다.
또한 이들은 민원인에 대한 괴롭힘 경험이 24%로 직장인 평균(6.3%)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사회복무 노조는 “사회복무요원이 훨씬 더 위계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복무하고, 복무기관 이용자 또는 민원인에 대한 괴롭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괴롭힘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복무의욕 저하 등 업무 집중도가 떨어졌다’가 52%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우울증, 불면증 등 정신적인 건강이 나빠졌다(48.9%), 복무기관을 변경하고 싶다(46.7%)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괴롭힘을 당했음에도 이들 중 10명 중 7명(70.2%)은 괴롭힘을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39.9%), ‘향후 복무기간 동안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35.4%), ‘제대로 된 해결 절차나 제도가 없어서’(18.4%) 등 이다. 더불어 괴롭힘에 대응을 시도한 응답자 118명 중 절반 가까이(46.6%)가 복무 중 괴롭힘이 해결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발맞춰 ‘복무 중 괴롭힘 금지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36명으로 96%에 달했다.
사회복무 노조는 “이번 실태조사는 노동을 하지만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회복무요원들의 목소리”라며 “사회복무요원의 대다수가 복무 중 괴롭힘 금지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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