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의 ‘수험생 절벽’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역대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예고된 일이지만, 입학정원을 사실상 유지하고 있는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응시생 감소는 합격선 등 입시 환경에도 큰 변수다.
2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지원자는 총 46만3675명이다. 이는 6월 모의평가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이다. 6월 모의평가는 올해 11월에 치러질 2024학년도 수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올해 본 수능의 응시생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994학년도부터 시작된 수능의 응시생은 2000학년도에 86만8366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역대 최저 응시생은 2021학년도에 기록한 42만1034명이다. 입시업계는 올해 수능 응시생이 41만명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본다. 종로학원 추계로는 최소 41만4000명, 최대 41만8000명의 응시생이 예상된다.
추계의 배경은 출생아 숫자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은 2005년생이다. 2005년 연간 출생아수는 43만8707명으로 전년대비 3만8251명(8.0%) 줄었다. 2003년생, 2004년생과 비교할 때 연간 출생아수 감소폭이 컸다. 지금까지 역대 최저의 수능 응시생을 기록했던 2021학년도의 경우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생이 태어난 2002년에 출생아수 감소폭(11.2%)이 유독 컸다.
올해 수능 응시생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학들의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보면 2024학년도 196개 4년제 대학의 입학정원은 34만4296명이다. 전문대의 2024학년도 입학정원(정원 내)은 13만9625명이다. 전문대까지 합칠 경우 입학정원이 응시생보다 많다.
응시생 감소는 수능 전략의 불확실성도 키우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본수능에서 재수생 비율이 1997학년도 이후 최고치가 예상되기 때문에 재학생들은 수시에 집중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며 “지난해보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수가 감소해 합격선도 하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변별력 핵심과목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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