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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대중교통 실핏줄’… “마을버스, ‘복지’ 개념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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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배차 간격이 느는 게 체감돼 많이 불편하다. 그렇다고 마을버스를 안 탈 수도 없다. 버스를 타면 지하철역까지 5~10분이면 가는데 오르막길이 심해 걸으면 20분 넘게 걸린다”. 대현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시 성동구 금호동에 거주한다는 김모씨(60·여)는 마을버스 타기가 날로 힘들어진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마을버스 업체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며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고지대 등 사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마을버스는 지하철역과 거리가 먼 지역이나 오르내리기 힘든 고지대 등 소위 틈새 구역을 운행하는 버스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 일반버스나 지하철도와 연계하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된다.

마을버스 업체는 최근 고사 위기에 빠졌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마을버스 수입금은 1738억원으로 2019년 대비 27.6% 급감했다. 서울시가 지원한 적자 업체 수와 지원액은 2019년 각각 59개, 192억원에서 118개 495억원으로 폭증했다.

적자가 늘며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임금도 정체, 기사 수도 꾸준히 하락했다. 2019년 3496명이던 마을버스 기사는 지난해 2756명에 그쳤다. 이에 마을버스의 운행 횟수도 급감했다. 현재 서울 관내 25개 자치구에서 마을버스 운행 횟수는 각각 최소 7%에서 최대 37%까지 줄었다.

운행 횟수가 줄며 시민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26일 오후 4시께 금호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모씨(56·여)는 “운행 횟수가 준 지는 몰랐는데 요새 배차 간격이 좀 늘어난 것 같긴 했다”며 “집이 급경사 오르막길 쪽에 있어 버스를 안 탈 수가 없는데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호동에서 서울역 인근으로 출근한다는 장모씨(29·남)도 “출퇴근길은 물론, 약속 장소로 향할 때, 운동을 나갈 때 모두 마을버스를 이용한다”며 “이전엔 마을버스 기사님들의 서비스 정신에 불만이었는데, 이젠 운행해주는 것만으로 감사함을 느낄 정도”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 마을버스 업체는 지자체의 추가적인 재정지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마을버스 재정지원 운송원가는 버스 1대당 45만7040원이다. 이 금액보다 적자가 나면 서울시가 지원금을 투입해 최대 23만원까지 보전해준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은 운송원가를 51만5842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마을버스 운전기사 배모씨(52·남)는 “재정지원은 안전운행과도 직결된다. 처우가 좋지 않다 보니 기사를 모집해도 지원자가 없다. 운행 시간이 길어지고, 휴일도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기사도 힘들고, 손님들도 버스가 왜 늦게오냐고 불만이 많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한정된 재원으로 인해 추가적인 재정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돼있기에 추가적인 재정지원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르면 8월부터 마을버스 요금이 교통카드 기준 900원에서 1200원으로 300원 인상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줄었던 승객 수도 회복되면 마을버스 업체의 적자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같은 위기에 전문가들은 마을버스는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마을버스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 많이 사시는 곳에서 교통의 실핏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교통약자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버스를 살리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단순 재정지원이나 준공영화를 넘어 효율적인 지원 방식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대중교통 요금을 현실화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민들에게 선별적으로 교통 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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