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직장인 김모씨(34)는 지난해 8월에 혼인신고를 마쳤지만 결혼식은 다음달에 올릴 예정이다. 10개월 가까이 식을 미룬 것은 잡을 수 있는 예식장이 없어서이다. 그나마도 다른 사람의 취소한 계약을 잡지 못했다면 김씨의 혼례식은 6월이 아닌 10월이 될 뻔 했다.
김씨는 “1년 안에 원하는 날짜, 원하는 웨딩홀에서 결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더라”라며 “호텔이 아닌 일반 웨딩홀인데도 홀 예약 비용에 1인당 7만원을 넘는 식대까지 하면 금전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예비부부들이 결혼식 준비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예식장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인 데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혼인 건수는 5만396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590건보다 6배 넘게 늘어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3월 혼인 건수도 1만819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76건 늘었다. 코로나19(COVID-19)로 급감했던 결혼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뤄온 결혼을 하려는 이들은 많은데 예식장은 3년여 이어진 코로나19로 줄줄이 폐업해 예식 부담은 치솟고 있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평균 예식비용은 지난해 1278만원에서 올해 1390만원으로 8.76% 올랐다. 예식비용은 예식홀 예약 비용에 웨딩패키지 비용을 합산한 금액으로 전체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이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예식장 음식 비용도 크게 늘었다. 체감상 코로나19 이전보다 1인당 식대가 50~60% 정도 급등했다는 증언이 이어진다.
오는 8월 결혼을 앞둔 최모씨(32)는 “결혼식이 축하를 하고 축하를 받는 자리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용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다”며 “1인당 밥값이 5만원을 넘는데 아직까지는 축의금 5만원이 기본인 분위기라 부담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하객들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결혼식 참석을 위해 주말 한나절을 반납해야 하는데다 결혼 청첩장이 답지하면서 매달 축의금으로 수십만원을 지출해야 한다.
광화문 직장인 김모씨(33)는 “5월에는 거의 매주 결혼식에 가느라 축의금으로만 50만원 가까이 썼다”며 “당분간 결혼식이 줄줄이라 부담되는 게 사실이지만 참석하는데 5만원만 내기는 이제 민망해져서 기본 10만원, 친한 친구는 20만원 정도 낸다”고 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축의금 적정 금액에 대한 논란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5만원, 참석해 식사를 하면 10만원을 내야 한다는 일종의 축의금 가이드라인도 공유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적정 축의금 금액은 7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5만원’이 48%로 가장 많았고 ’10만원’은 4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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