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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자꾸 여자가 나와요” 헬로키티 인형에 두개골이? [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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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팬의 머리가 발견된 헬로키티 인형.
사망한 팬의 머리가 발견된 헬로키티 인형.

“제가 고문을 도와서 죽게 된 여자가 꿈에 자꾸 나와요. 너무 괴로워요.”

1999년 5월 26일. ‘아퐁’이라는 14세 소녀가 홍콩 경찰서를 찾아 여러 차례 호소했다. 경찰은 속는 셈 치고 소녀를 따라나섰다. 소녀의 손에 이끌려 홍콩의 침사추이 그랜빌로드 한 아파트 3층에 들어선 경찰은 충격적인 상황을 목격했다.

냉장고에 사람의 내장 기관과 일부 치아가 발견된 것. 어린이 몸만 한 크기의 헬로키티 인형 안에는 조각난 사람의 두개골이 발견됐다. 이른바 ‘홍콩 헬로키티 살인 사건’이다.

300만원 빚에 납치·감금…두 달여 잔혹한 고문 끝에 사망

피해자 이름은 팬 만 예, 1살짜리 아이가 있는 스물 세 살 어린 엄마였다. 나이트클럽에서 일하고 있던 팬은 진문락이라는 한 남자를 만나다 마약에 손을 대면서 약 2만 홍콩 달러(한화 약 300만 원)의 빚을 지게 됐다.

이후 팬은 빚을 갚지 못해 진문락 일당에게 납치됐다. 그는 침사추이의 그렌빌 로드 31번지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감금됐다. 1999년 3월이다.

범인들은 당시 34세이던 진문락과 그의 친구 27세 양승조, 21세 양위륜 외에 나중에 경찰에 이를 신고한 소녀 아퐁이었다. 이들은 약 2개월에 걸쳐 피해자를 괴롭히고 살해했다.

그런데 이 괴롭힘의 과정이 너무나 잔인했다. 마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쇠로 된 끈으로 피해자의 목을 매달고 파이프로 구타하거나 대소변을 강제로 먹이기까지 했다. 녹인 플라스틱을 피부에 붓는 등의 엽기적인 폭력을 가했다.

팬의 온몸에는 물집이 잡혔다. 가해자들은 내기를 해 팬이 웃지 않으면 더 세게 폭행하거나 강간하는 등 잔혹하게 대했다.

결국 팬은 감금된 지 한 달여 만인 4월, 목숨을 잃고 말았다.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피해자의 사지를 토막냈다. 머리는 잘라 삶았고, 헬로키티 인형 내부에 봉합했다.

토막 난 사체, 법의학으로 범인 끝내 검거

체포되고 있는 홍콩 헬로키티 살인사건 범인.
체포되고 있는 홍콩 헬로키티 살인사건 범인.

경찰은 명확한 입증에 어려움을 겪었다. 살인의 증거물이 인형 내부에 있던 두개골밖에 없었고, 그나마 치아도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법의학자들은 노력을 기울여 피해자 신원을 밝혀냈다. 토막 난 나머지 유해는 공범 중 한 명의 진술을 토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재판에 넘겨진 진문락과 양위륜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공범 양승조도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징역 18년으로 감형됐다. 진문락, 양위륜은 2023년 현재도 수감 중이며 양승조는 2014년 4월 가석방된 걸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2001년 홍콩 영화로도 제작됐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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