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
공군 병사들이 당직자 인수인계 장부를 이용해 여성 상관을 성희롱하고 모욕한 사건에 대한 추가 폭로가 나왔다.
공군에 따르면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공군의 한 전투비행단 당직대에서 병사 6명이 컴퓨터의 인수인계 대장 파일에 여성 상관의 이름과 사진, 휴대전화 번호, 직책, 소속 등을 올리고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성희롱했다.
여성 간부들의 정보는 공군 내부망에서 빼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민간인 신분인 가해 병사들은 ‘계집’, ‘레이싱걸 같이 생겼다’ 등의 표현으로 모욕하거나 ‘뽀뽀 가능’, 심지어 ‘강간하고 싶다’ 등의 글까지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당 부대에서 근무 중이라고 밝힌 A씨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매년 ‘신송 노트’는 삭제 없이 보존돼야 하는데, 2021년 11월부터 없더라”며 “친한 선임 병사가 ‘예전 당직 병사들은 신송 노트에 이런 내용을 적었다’면서 사라진 기간 동안의 파일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신송 노트는 당직자들이 인수인계를 목적으로 근무 안내사항 전달, 근무표, 담당 업무 등을 일자별로 정리한 군 내부문서다.
컴퓨터에는 ‘계집 파일’이라는 별도의 파일도 있었다. A씨는 “신송 노트에서도 ‘계집 파일’이 계속 언급된다. 가해 병사들이 전역하기 전에 삭제했던 것 같다”며 “신송 노트도 삭제됐는데, 왜인지 모르게 제목이 이상하게 바뀐 채로 컴퓨터에 있던 파일을 선임 병사와 제가 우연히 발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용을 보고 ‘넘어갈 게 아니라 법적 처벌이 필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에게도 알려야할 것 같았다”며 “제가 기억하기로는 신송 노트에 신상과 함께 분명하게 언급된 피해자는 8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삭제된 계집 파일에는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거라며 “(직접 본 선임 병사에 따르면) 아이돌 몸과 여성 간부들 얼굴을 합성한 사진과 간부들 사진에 그림판으로 낙서한 게 있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
A씨는 지난 3월 부대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간부들은 오히려 파일을 삭제하도록 회유하고 대대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당시 그는 간부들로부터 “내용이 심각하다는 건 공감하지만, 가해 병사들이 이미 전역했기 때문에 내부 징계가 어려울 것 같다. 피해자에게 이런 사실이 있었다는 걸 알리지 마라. 우리와 얘기해서 진행해라”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A씨는 두 달 가까이 기다렸지만 아무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다시 만났을 때도 처음과 똑같이 말하더라. 추가된 내용은 ‘신송 노트에 있는 내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적은 사람을 특정할 만한 법적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간부들이 사악한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니라 군대 문화가 폭력을 덜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털어놨다.
A씨는 현재 군 내부 분위기에 대해 “혼란스럽고 조심스럽다”고 전하며 “공군 법무실에서 조사가 시작됐다.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말씀드렸고, 피해자들도 피해 사실을 알았다. 가해 병사들이 꼭 처벌 받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군은 신고를 받고도 보고를 지연한 간부 3명을 징계 입건하고, 관련자 조사에 착수했다. 또 사안을 철저하게 조사한 뒤 규정과 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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