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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티에 5000원을 쓰다니…엎드려!” 거지방에서 혼난 사연

아시아경제 조회수  

편집자주올들어 20대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지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고용 한파에 직격탄을 맞으며 지출을 최소화한 것이다. 소셜미디어(SNS)상에 명품 소비를 과시하던 MZ세대 사이에서는 익명으로 소비 내용을 공개하고 평가받는 ‘거지방’이라는 SNS 오픈 채팅방까지 유행하고 있다. 극도로 소비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거지방’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낳고 있을까. MZ세대인 기자가 ‘거지’를 자처하며 직접 두 달간 경험한 ‘거지방 체험기’를 전한다.
“병원비는 제외, 효도비는 포함”…거지방 규칙은?

거지방에는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카카오톡 검색창에 ‘거지방’을 검색하면 수백 개가 넘는 채팅방이 나온다.

모든 거지방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한 가지 규칙이 있다. 바로 자신의 소비 내역을 채팅방에 공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7000원의 점심을 사 먹었다면 채팅방에 “점심 7000원”이라고 올리면 된다.

이 외의 규칙은 방마다 자유롭게 정해 운영한다.

필자가 속한 방에서는 ▲닉네임 옆에 누적 금액 기록하기 ▲한 달 동안 양심적으로 자기 분수에 맞게 소비하기 ▲병원비·통신비·교통비·주거비는 누적 금액에서 제외하기 등의 규칙을 세웠다.

해당 금액들을 제외한 것은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요소에는 돈을 아끼지 말자는 취지다.

이 외의 나머지 소비는 모두 빠짐없이 기재해야 한다.

필자는 첫 월급으로 가족들에게 선물을 하느라 큰 비용을 사용했다. ‘이런 비용은 사치라고 보긴 어렵지 않나’ 싶은 마음으로 “효도 비용도 지출에 포함해야 하냐”라고 물었다.

“당연하다”는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덕분에 필자는 5월의 중순도 되지 않았을 때 ‘이달의 거지왕’으로 확정됐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답글을 남길 수 있다.

한 참여자가 유료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채팅을 보내면서 ‘과소비’가 적발된 일도 있었다. 다른 참여자는 “이모티콘 구매 유도”라며 경고 1회를 부여했다. 유료 이모티콘 소비 조장을 막기 위해 무료 이모티콘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생일 선물을 샀다는 소비 내역에 “당신 자체가 선물입니다”라고 답한다거나, 필사하려고 책을 샀다는 말에 “도서관에서 빌리는 방법이 있는데”라고 하는 등 따끔하면서도 장난스러운 조언들이 이어졌다.

월말 돈을 가장 많이 지출한 거지왕 1등부터 3등은 자필 사과문을 작성해야 한다. 형식은 자유이지만 지출이 컸던 이유는 반드시 밝혀야 한다.

거지방, 실제 절약에 도움 되는지 물었다…답변은?

그렇다면 실제로 거지방이 돈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됐을까. 같은 거지방에 속한 ‘거지’들에게 물었다.

먼저 거지방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묻자 당연하게도 ‘돈을 아끼기 위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필자처럼 요즘 유행이라는 소문에 친구에게 초대를 부탁한 이들도 있었다.

거지방이 실제로 돈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지출할 때마다 채팅방에 공개해야 하고 닉네임 옆에 누적된 금액을 적다 보니 더는 쓰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한 참여자는 “거지방 덕분에 세 번 중 한두 번은 안 사게 된다”며 “정말 도움이 된다”라고 답했다.

거지방 트렌드를 씁쓸하게 보는 시선에 대해 참여자들은 “그렇게 우울하게 생각하진 않아도 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진지하게 돈을 아끼자는 목적도 있겠지만 익명으로 생활 속 절약팁을 나누고, 약간의 불편을 유머로 승화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거지방에서는 “나도 거기 정보 알려주면 0원으로 해드림”, “아무리 그래도 마라탕 먹는데 고기를 안 넣어?…괘씸죄로 3000원 추가!” 등 재치 있는 대화들도 자주 오간다. 누군가에게는 돈과 재미를 모두 잡는 놀이일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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