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장애아동 학대…”가해교사, SNS에 남친과 여행 일상”

/사진=뉴스1

경남 진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장애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피해 아동이 심리치료를 받는 동안 가해 교사들은 반성없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여행 등 행복한 일상을 올려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있다.

“250차례 학대당한 장애 아동, 노란 차만 봐도 ‘경기’ 일으켜”

최근 진주의 장애아동 전문 A어린이집에서 학대당한 것으로 드러난 피해 아동의 어머니 B씨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3년 넘도록 학대가 일어나는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는 올해 7살이다. 지난 2월 경찰이 어린이집 학대 정황이 있으니까 CCTV를 확인하러 오라고 해서 알았다”며 “일상처럼 주먹이 나가더라. 아이들이 맞든, 밀쳐지든, 밟히든 옆에 있는 교사 중에 놀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휴대전화를 만지거나 웃으면서 밥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아이가 울어서 교사가 다가오는데, 그걸 보자마자 아이가 양손으로 머리를 막더라”며 “때릴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막는 장면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가 낮잠을 자지 않으니까 교사가 이마를 밀어서 넘어뜨리더라. 강도가 점점 세졌다. 그런 학대가 하루 50분 가까이 이뤄졌다”며 “나중에는 베개로 아이 얼굴을 덮고 누르더라. 일어나면 발을 배 위에 올려놓고 눌렀다. 다리를 치우려고 하면 손 때리고, 팔이랑 손가락도 꺾었다. 영상 보면서 눈물만 났다”고 말했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그는 “가장 많이 학대당한 아이는 두 달 동안 250건이었다. 그 아이 엄마는 아직도 CCTV 영상을 다 보지 못했다”며 “아이도 트라우마가 심해서 노란색 차만 보면 경기를 일으킨다. 어린이집 차인 줄 알고 ‘안 타겠다’고 난리 치는 것”이라고 전했다.

B씨는 “담임 교사는 사과문을 보낼 때마다 ‘강압적인 행동 죄송합니다. 아이가 많이 좋아지고 있어서 욕심이 났고, 의욕이 앞섰다’고 했다”며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B씨에 따르면 가해 교사들은 지난 2월 마지막으로 사과 연락을 한 뒤 SNS에 일상 사진을 올렸다고 한다.

B씨는 “한 가해 교사는 경찰 조사 끝난 주에 남자친구와 기분 전환으로 여행 갔다고 SNS에 올렸고, 다른 가해 교사는 ‘좋아요’를 눌러줬다”며 “또 다른 교사는 남자친구랑 500일 기념일이라고 올렸더라. 너무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아이는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데, 가해 교사들은 행복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지난 4월 사과문을 등기로 보내기 전까지 두 달간 아무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A어린이집에 ‘6개월 업무 정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이 어린이집 운영을 계속하길 바라고 있어 업무 정지 명령을 검토 중이다. 장애아동 특성상 새로운 전문 어린이집을 구하기 힘들고, A어린이집은 야간보육까지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B씨는 “장애 전담 어린이집 수가 적다. 부모들은 장애 아동이 다닐 어린이집이 없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보내는 것”이라며 “어떤 부모는 CCTV를 보지 않았다. 보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못 보낼 것 같으니까”라고 설명했다.

500회 때리고 밟아도 평가 ‘우수’…상습학대 보육교사 4명 영장

A어린이집은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 한국보육진흥원의 평가인증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진주시에서 3년 만에 현장 점검을 진행했지만, 학대 정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경찰은 A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5명, 치료사 1명, 영양사 1명 등 8명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 중에서 장애 아동들을 상습 학대한 교사 4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교사들은 지난해 6월부터 두 달여간 A어린이집에서 4~12세 자폐나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 32명 중 15명을 240여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한 학부모는 자녀의 몸에 생긴 멍 자국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진주시가 복원한 어린이집 CCTV 영상에는 교사가 장애아동의 목덜미를 잡아 던지는 모습, 주먹으로 정수리를 내리치는 모습, 식판으로 머리를 때리는 모습, 베개로 누르거나 발로 배를 밟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확인된 신체적 학대 의심 행위만 500여차례다.

경찰 수사에서 이들 교사는 장애아동들이 통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