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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 반팔 어색해”…때이른 찜통 더위,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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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기온 분포도./사진=기상청 제공
17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기온 분포도./사진=기상청 제공

지난 1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올 들어 가장 높은 최고기온을 기록한 데 이어 17일 경북 지방을 중심으로 30℃가 넘는 고온이 이어졌다. 한반도를 지난 고기압이 남쪽의 열기를 끌어올린 것이 원인이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서울이 최고 기온 28.7℃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초여름 수준의 더운 날씨를 보였다. 강원 동해안 일부 지역과 경북 대부분 지역 등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는 낮 최고기온이 33℃를 넘나들었다.

전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특히 강원도 강릉·속초·동해에서는 역대 5월 중 최고기록이 다시 쓰였다.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밤 시간대 기온이 25℃에 육박했다. 당초 기상청은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나 공식적인 열대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열대야란 저녁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25℃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기상청은 이동성 고기압이 남해 부근을 지나가면서 먼 남쪽의 뜨거운 공기를 한반도로 끌어올려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고 분석했다. 이 고기압이 점차 동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기온은 차츰 하강해 다음주쯤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20℃를 밑도는 등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통상 6~8월을 여름으로 분류하는데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시민들은 다가올 여름이 걱정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5월 중순 반팔을 꺼내 입은 건 처음인 것 같다”며 “벌써부터 이렇게 더우면 한여름에 푹푹 찌는 거 아니냐”고 했다.

동태평양 부근의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엘니뇨로 다가가고 있어 불볕 더위에 대한 우려는 커진다. 엘니뇨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 이상 높게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4월부터 급상승하고 있어 5~7월 사이 엘니뇨가 발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른바 ‘슈퍼 엘니뇨’로 인한 무더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지난 4월에도 월 중 최고기온을 경신한 데 이어 이달에도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서다. 이날 구독자 40만명 이상의 한 유튜버는 게시한 슈퍼 엘니뇨로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낮 12시쯤 구독자 40만명 이상의 한 유튜버가 게시한 영상 중./사진=유튜브 갈무리
이날 낮 12시쯤 구독자 40만명 이상의 한 유튜버가 게시한 영상 중./사진=유튜브 갈무리

기상청은 다가올 여름철 날씨를 현재 시점에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엘니뇨로 한반도가 달궈지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 저기압을 강화시킨다. 이렇게 강해진 저기압이 일본 열도 부근에 자리하면 반대급부로 한반도는 강한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이 같은 기압 배치 하에서는 강한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은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 배치는 단기간에 이뤄지는 기상 현상이어서 현재로서 예측을 하는 것은 무리”라며 “설령 그런 기압 배치가 이뤄져도 기압 배치는 시시각각 바뀌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통계를 살펴보면 엘니뇨 시기 한반도는 낮은 여름 기온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통상 엘니뇨 시기에 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은 약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한반도에서는 여름철 장마전선을 밀어내는 힘이 약해져 장마가 장기화한다. 구름이 많고 비가 오는 날이 길어지면서 여름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엘니뇨 시기에 강수량이 증가한다는 경향성은 있지만 강수 역시 단기적인 기압 배치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현재 수준에서 강수량과 기온을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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