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의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후에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운전자 인식 개선과 홍보 강화,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제도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이 지난 1월부터 전방 신호등 빨간색 신호 시 우회전 일시정지와 우회전 신호등 준수를 의무화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시행했지만 사고가 여전히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시내버스가 우회전 신호등을 어긴 채 우회전 하다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우회전 신호등은 빨간불, 보행자 신호등은 파란불이 켜져 있었지만 운전자 A씨가 신호를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우회전에 앞서 일시정지 규정을 위반해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해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5조의 13 위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법률은 스쿨존에서 안전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 같은 날 안양시에서도 우회전 하던 화물트럭이 자전거를 타던 30대 청년 B씨를 치어 사망케 한 사고가 일어났다.
우회전 사고가 빈번한 이유로는 홍보 부족과 미흡한 제도, 조급한 운행 등이 꼽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11월 전국 34개 교차로 대상 우회전시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실태 조사 결과, 일시 정지한 비율은 31.7%(교통섬), 47.6%(일반교차로)에 불과했다. 당시는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시행 전이지만 개정 작업은 지난해 1월 이뤄져 홍보 부족 문제를 드러냈다.
서울의 40대 운전자 김모씨는 “우회전 시 일시 정지가 의무화 됐는지 몰랐다. 일시정지의 구체적 방법과 처벌 수준 또한 알지 못한다”며 “아직도 우회전할 때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내 우회전 사고 등을 막기 위한 보완책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는 2019년 567건에서 2020년 483건으로 줄었지만 2021년 다시 523건으로 늘어 2020년 3월 시행된 민식이법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사손해보험이 19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1400명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운전자 교통안전 의식 조사’에서도 응답자 절반 가량(47%)이 “민식이법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운전자들은 스쿨존 안전 개선점으로 △불법 주·정차 구분 명확화(54.8%·복수응답) △어린이 보호구역 안내 강화(46%) △운전자의 보행자 안전 의식 개선(44.6%) △운행 속도 관리(35.4%)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