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무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직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16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40분쯤 봉화읍 한 아파트에서 봉화군청 소속 8급 30대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 직원들은 A씨가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나도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A씨 집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오는 8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2019년 11월 임용돼 4년 차 공무원인 A씨는 지역 면사무소에서 근무하다 올 1월 군청으로 전입, 환경 관련 업무를 해왔다. 현장에서 외부 침입 등 범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같은 날 강원 원주시청 소속 50대 남성 공무원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쯤 강원 원주시 태장동 한 아파트에서 시청 공무원 B씨(52)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가족들이 자택에서 B씨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B씨는 사망 전 팔 부상으로 인해 병가를 낸 상태로 치료 중 뇌전증 진단을 받아 이달 26일까지 병가를 연장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에는 경남 거제시 일운면 소동리의 한 리조트 14층에서 원주시청 9급 공무원인 20대 B씨가 추락해 숨졌다. B씨는 지난 8일 고액 체납자 실태 파악 및 납부 독려 업무 차원에서 경남과 부산을 찾았다.
B씨는 출장 마지막 날인 10일 오전 리조트 체크아웃을 위해 동료들과 1층 로비에 모였다 개인용품을 정리하겠다며 숙소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일이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며 주변에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닷새 만에 이어진 비보에 전국공무원노조(이하 전공노)는 우려를 표했다.
전공노 강원지역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원주시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며 “지난해 9월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30대 공무원에 이어 극단적 선택이라는 안타까운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에 고충을 털어놓아도 변하는 것 없는 현실이 고인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었을 것”이라며 “원주시는 즉각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전공노는 “현 정부는 ‘공무원 인력 축소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추진해 공무원 삶을 옥죄고 있다”며 “동료가 업무 과중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하지 않도록 현장을 바꿔 나가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