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대선을 앞둔 튀르키예에서 일부 트위터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차단됐다.
이번 대선은 20년간 집권하며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 에르도안 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지을 뿐만 아니라 결과가 글로벌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클 전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것을 미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반기는 분위기지만, 러시아는 중요한 경제적·외교적 협력자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선거를 두고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검열에 굴복했다는 논란이 일자 “일부 제한이 아니면 전체가 봉쇄될 양자택일에 몰렸다”며 튀르키예 정부가 보낸 메시지를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지난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법적 절차를 따르고 튀르키예 국민이 트위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오늘 일부 콘텐츠에 대한 튀르키예 내 접속을 제한하는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튀르키예 정부에서 받은 메시지를 트위터가 곧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가 차단되는지, 누가 이를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위터 차단 조치에 곳곳에서 비판이 나왔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매슈 이글레시아스는 “튀르키예 정부는 선거 직전 반대자들을 검열할 것을 요청했고 일론 머스크는 이에 따랐다”고 지적했다.
이에 머스크도 맞받아 “선택지는 트위터가 완전히 억압당하도록 하거나 일부 트윗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당신은 어느 쪽을 원하는가”라고 했다.
지난 2월 강진이 발생했을 당시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했을 때도 튀르키예 당국은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다. 당시 구조 지연으로 인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의도적 제한 가능성이?제기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열리는 튀르키예 대선에서는 20년 넘게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맞붙는다.
미국과 서방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치하는 튀르키예가 법치나 언론의 자유와 같은 유럽의 가치와 기준에서도 멀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상당한 군사력을 지닌 튀르키예는 나토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회원국이기도 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해 최장 2033년까지 집권하게 될지,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승리해 의회 민주주의를 복구하고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지 여부가 이번 대선을 통해 결정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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