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작년부터 다시 급증…직장갑질119 설문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일을 배우기가 힘들다고 했더니 과장이 ‘야! XX 니네 XX 지금 물량도 없고 바쁘지도 않은데 뭘 힘들다고 하냐’고 했습니다. 그날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냐는 생각에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4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돼가지만 아직도 직장에서 폭언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며 제보 사례를 공개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이 중소기업 관리자들은 직원들을 ‘야’, 입을 ‘아가리’라고 부르면서 욕설을 일삼았다. 직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욕 처먹고 싶으면 저한테 오세요. 얼마든지 해줄 테니’라는 메시지를 올리고 제품 불량을 검사하면서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한 관리자는 ‘뚱뚱한 여자는 매력이 없다’는 성희롱 발언도 했다고 직장갑질은 밝혔다.
단체는 이 회사 제보 이외에도 직장에서 폭언을 경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지난 3월 직장인 1천명에게 1년 동안 경험한 직장 내 괴롭힘 유형을 설문한 결과 14.4%가 폭행·폭언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폭행·폭언 경험은 2021년 6월 14.2%에서 지난해 3월 7.3%로 줄었다가 이번 설문에서 다시 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재택근무에서 대면근무로 되돌아가는 추세에 따라 폭행·폭언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4월 이메일로 접수한 직장 내 괴롭힘 제보 372건 중 폭행·폭언이 159건으로 42.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욕설하는 부장이 활개치는 회사가 다른 노동법을 잘 지킬지 의문”이라며 “특별근로감독으로 불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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