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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립·비만…코로나19가 남긴 또다른 상처들

연합뉴스 조회수  

우울감 경험률·자살 사망자 늘어…’확찐자’도 속출

우리 모두 '덕분에' 코로나 위기 극복
우리 모두 ‘덕분에’ 코로나 위기 극복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정부가 6월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하기로 결정한 11일 서울 중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대기 공간에 ‘덕분에’ 그림이 붙어 있다. 2023.5.11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3년 4개월가량 이어진 코로나19 유행은 3천100만 명이 넘는 확진자와 3만4천 명이 넘는 사망자, 막대한 경제적 손실 외에도 우리 사회에 여러 유형·무형의 그림자를 남겼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전 국민의 우울감이 높아졌고, 고립이 심화했다. ‘코로나 확찐자’들의 증가는 통계로 확인됐으며, 학생들의 체력도 약해졌다.

지난 11일 정부의 코로나19 일상회복 선언으로도 단번에 치유되지 않을 상처들이다.

◇ 우울 위험군 코로나19 전후 5배 급증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을 전후로 나라 전체가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국민들은 전에 겪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야 했다.

감염의 두려움, 일상을 상실한 데 따른 혼란, 비자발적 격리에 따른 고립감, 경제난의 가중 등이 뒤섞여 많은 이들이 우울감을 느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00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서 우울감을 느낀다는 사람의 비중은 ‘매우 느낀다’ 5.2%와 ‘약간 느낀다’ 25.1% 등 30.3%였다.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는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49.6%로 가장 많았고, 모임 자제 등으로 인한 관계 단절과 소통 감소(18.4%), 여행·외출 자제로 인한 갑갑함(14.2%), 학업·취업 및 일자리 유지의 어려움(7.8%) 순이었다.

한산한 대학가
한산한 대학가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여파로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9.2 jieunlee@yna.co.kr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도 최근 1년 동안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을 느낀 ‘우울감 경험률’이 2019년 5.5%, 2020년 5.7%, 2021년 6.7%로 상승했다.

2022년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도 우울 위험군이 코로나19 이전 3.2%에서 작년 16.9%로 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1년 자살 사망자도 1만3천352명으로 2020년보다 157명(1.2%) 증가했는데 복지부는 코로나19 장기화를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고립과 단절도 심화해 작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에 따르면 큰돈을 빌릴 사람이 있다(47.31%)거나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67.98%)는 응답이 코로나19 이전보다 10∼20%포인트 줄었다.

◇ 학생들 비만 늘고 체력 약해지고

코로나19 ‘집콕’은 비만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질병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2021년 기준 남성 46.3%, 여성 26.9%로, 코로나19 이전 2019년의 남성 41.8%, 여성 25.0%보다 높아졌다.

대체로 2020년 치솟았다가 코로나19 2년 차인 2021년엔 다소 낮아졌지만, 40대 남성과 30대 여성의 비만율은 계속 늘었다.

벽화로 남은 코로나시대의 우리
벽화로 남은 코로나시대의 우리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9일 성동구의 한 마을 벽화 속 웃는 얼굴에 누군가가 검정색 펜으로 그려놓은 마스크가 눈에 띈다. 2023.1.29 hama@yna.co.kr

특히 신체활동이 줄면서 아동·청소년들의 비만도 심각해졌다.

교육부가 전국 1천23개 표본학교의 건강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과체중·비만 학생의 비율은 30.8%로, 2019년과 비교해 5.0%포인트 올랐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패스트푸드는 더 많이 먹고 채소는 덜 먹는 등 식습관은 악화했고,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이나 게임을 한다는 학생 비율도 증가했다.

활동이 줄자 체력도 약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 건강체력평가 1·2등급 학생들의 비율은 2019년 45.3%에서 지난해 39.8%로 낮아졌다.

비대면 수업의 장기화 속에 소득계층별 사교육비 격차도 벌어져 학력 격차 우려도 커졌다.

코로나19가 학생들이나 전 국민의 건강에 악영향만 미친 것은 아니었다.

질병청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성인의 월 1회 이상 음주율은 2019년 59.9%에서 2021년 53.7%로 줄었고, 흡연율도 같은 기간 20.3%에서 19.1%로 감소했다.

그러나 음주와 흡연율은 작년엔 다시 57.7%, 19.3%로 반등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mihy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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