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만큼 위험…출입구 추가·상가 이전 등 혼잡관리 24억 투입
교통공사 연말까지 연구용역…”통일된 지표·근본대책 수립”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시가 만원 지하철만큼이나 안전사고 위험이 큰 역사 내 혼잡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
1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AI 기반 실시간 혼잡도 평가 및 운행지원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하고 이달 중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용역비 5억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뒤 추가 실증을 거쳐 신뢰도 등을 평가해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공사는 교통카드 승·하차 정보, 하중센서, 이동통신 데이터 등을 활용해 지하철 1∼8호선 열차 내 혼잡도를 측정하고 이를 승객에게 알려 덜 붐비는 칸으로 분산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역사 내 혼잡도는 구체적인 측정 방식이나 심각한 정도를 구분하는 지표가 없어 세밀한 대책 마련에 한계가 있었다.
공사 관계자는 “승강장 위치, 계단·대합실 구조 등 각기 다른 상황별로 어느 정도의 혼잡이 발생하는지를 AI로 분석해 통일된 지표를 만들려는 연구”라며 “신뢰도 높은 데이터가 만들어지면 혼잡 상황을 예보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지하철 역사의 혼잡 수준은 열차 내 혼잡도를 파악하는 정기교통량조사 결과로 가늠할 수 있다.
해당 조사에서 1∼8호선의 작년 말 기준 평균 혼잡도는 145.7%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34.2%)보다 11.5%p 상승했다.
노선별 혼잡도는 1호선 107.8%, 2호선 172.3%, 3호선 154.8%, 4호선 185.5%, 5호선 140.9%, 6호선 106.7%, 7호선 160.6%, 8호선 136.8%다. 4호선의 경우 9호선(2021년 185%)과 같은 수준이다.
2019년 대비 증가 폭은 1호선 2.2%p, 2호선 0.1%p, 3호선 11.0%p, 4호선 23.8%p, 5호선 33.6%p, 6호선 0.65%p, 7호선 15.0%p, 8호선 5.6%p다.
이처럼 혼잡도가 높아지자 공사는 작년 말부터 특별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시 예산 24억원을 확보해 장·단기 22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역사 내 시설의 개선 대책으로 시청역에 환승통로 이동형 펜스를, 서울대입구역의 혼잡한 출구 3곳 계단에는 동선 분리를 위한 안전펜스를 각각 설치했다.
홍대입구역은 출입구 추가 설치를 위해 9월까지 타당성 용역을 맡겼다.
잠실역에는 개집표기를 확장 설치하고 사당역에는 6월까지 노후 환승계단의 단차 개선 작업을 벌인다. 천호역 환승계단도 정비한다.
역사 내 통합매점 7곳, 음료자판기 15곳은 이전하며 행복문고 3곳은 철거한다.
신림역·서울대입구역·삼성역·교대역·천호역은 개폐형 펜스, 의자, 홍보관 등 편의시설의 이전·철거 작업을 이달 중 완료한다.
공사는 가산디지털단지역 내부 계단 확장, 여의나루역 엘리베이터와 충무로역 환승계단 추가 설치, 강남역 게이트 주변 공간의 확장 등도 검토 중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사당역 대형상가 면적 조정, 서울역 기능실 재배치, 임대상가 철거·이전, 디지털종합안내도 철거·이전 등을 추진한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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