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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기시다 ‘가슴 아프다’ 발언, 韓 요청 아닌 정치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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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이 최근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의 요청이 아니고 스스로의 정치적 결정에 의해 과거사에 대해 많은 분들의 고통에 ‘가슴 아프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물론 이 정도론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분도 있겠지만, 지난 12년간 냉각관계를 보면 중요한 진전이다. 후쿠시마에 대한 우리 전문가 시찰과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위령비 공동 참배도 의미 있는 진전으로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전날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6일에 발표된 조치(제3자 변제)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의한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 열어주신 데 대해 감명받았다”며 “저도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의 전날 언급과 관련, 한국 정부가 사과와 반성 표명을 요구했다는 일부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3월 우리 대통령이 일본 방문 전에 제3자 변제 방식을 결단하고 과거사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일본 요구로 한 것이 아니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최소한 이 정도의 조치를 취해야 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기시다 총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미래지향적인 한일놔계를 위해 이번에 방한한 기시다 총리에 기대하는 일본 여론, 한국 여론, 미국 포함 국제사회 여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걸 잘 참작해 기시다 정부에서 결정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과거사 언급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에게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전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답방 자체가 셔틀외교 복원이라는 중요한 성과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방한 전 당국자들에게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내게 맡겨 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변인은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의 의미에 대해 “한일관계가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지난 12년간 냉각됐고 특히 지난 정권에서 사실상 방치되고 단절됐던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군사안보, 경제안보, 첨단산업, 과학기술, 문화 교류 등 다양한 교류가 일부 본격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해온 가치 중심의 외교가 이제 성과를 얻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일본 방문 전 강제징용 피해자에 제3자 변제 해법을 결단하고 전향적 입장을 밝히면서 국내 비판 여론도 있었지만 결국 이로 인해 한일관계가 움직였고 주도권을 쥔 측면이 있다”며 “또 미국도 움직였고 미국 국빈방문에서 워싱턴 선언을 이끌어내는 지렛대 역할을 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기시다 총리가 방한하면서 한일 양국 국민들의 마음이 좀 더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도쿄 방문에서 일본 국민들의 마음을 얻었다면 이번 회담에선 기시다 총리가 한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노력을 시작했다는 걸 보여줬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위령비 공동 참배와 관련해 “히로시마에서 희생된 우리 동포 가운데엔 강제징용 피해자도 있는 걸로 안다. 구체적인 기업 이름도 파악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 점을 일본 정부가 알고 제안했는지는 모르겠다. 현지에서 행사가 이뤄지면 그런 부분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희생 당했는데 과거에는 이분들의 희생이 그렇게 많이 알려지거나 추모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한일 정상이 공동으로 한인 원폭피해자를 공동 참배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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