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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뜨거운 감자’ 된 노란봉투법, 이번엔 본회의에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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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이 5월 임시국회에서 직회부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발의 8년 만에 입법 최종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9대 국회에서 이 법안을 처음 발의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에서 노란봉투법을 단독 처리한 데 이어 본회의 직회부를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재계와 함께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 조장법’이라며 반대한다.

노란봉투법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의 결단만 있으면 당장 5월 첫 전체회의에서 본회의 직회부가 의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 위원장은 지난달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직회부 결정을 미루며 “양당 간사 간 협의로 결정할 것이다. 법사위에서 (심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다음 회의 때 국회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환노위 다음 전체회의에서 직회부 수순을 밟게 되면 노란봉투법은 30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친 뒤인 6월에는 본회의 상정이 가능해진다.


Q. ‘노란봉투법’, 시작은 어디인가

-노란봉투법은 어떤 과정을 거쳐 처음 발의됐나

▲시작은 2014년 쌍용차 사태다. 당시 법원이 쌍용자동차와 경찰이 파업 참여 노동자들에게 낸 손해배상(손배)청구 소송에서 약 47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한 시민은 ‘4만7000원’이 담긴 노란 봉투를 주간지 ‘시사인’에 전달했고, 손배 판결로 어려운 노동자들을 돕는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2015년 19대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을 처음으로 발의했다. 파업으로 발생한 손배 면책이 인정되는 ‘합법적 파업’의 범위를 늘리고 조합 규모에 따른 손배 청구 금액의 상한을 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법은 2차례의 소위 심사만을 거친 뒤 국회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민주당이 집권여당이던 20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채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사라졌다.

21대 국회에 다시 발의된 노란봉투법은 총 11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8건, 민주당 소속이던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1건, 정의당에서 2건이다. 이들 법안은 지난 2월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며 1개의 대안으로 압축됐다.

-노란봉투법의 주요 내용은

▲노란봉투법의 정식 법률 명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노조법 2·3조를 개정하는 내용이다. 노조법 2조는 사용자와 노동조합 등 정의를 내린다. 3조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를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한 배상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환노위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사용자 범위 확대’다.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 및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 이를테면 원청도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하청 근로자는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을 지배한다는 조건이 충족되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노란봉투법의 모태를 담은 노동쟁의에 대한 손배 청구 제한 조항이다. 기존에는 공동으로 불법 파업을 한 경우 모두에게 책임을 일괄적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배상 의무자별로 각각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책임범위를 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피고용인의 채용 시 신원을 보증해주는 ‘신원보증인’은 단체교섭, 쟁의행위, 그 밖의 노조 활동으로 발생한 손배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이 들어 있다.

노동쟁의의 대상도 현행법상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한층 확대됐다. 노동쟁의 대상이 확대되면 임금 등 이익 분쟁만 가능했던 쟁의행위가 말 그대로 ‘근로조건’과 같은 권리 분쟁까지 포괄하게 된다.

Q. 21대 국회에서의 쟁점은

-지난 국회에서 폐기됐던 법안이 왜 21대 국회에서 다시 점화됐나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 파업이 계기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하청 노조 집행부 5명에게 470억원가량의 손배를 청구했고, 노란봉투법 입법을 통해 과한 손배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떠올랐다. 정의당은 지난해 9월 법안을 발의하며 당론으로 채택했고, 민주당도 7대 입법과제에 노란봉투법을 담았다.

원청의 하청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한 CJ대한통운 판결도 노란봉투법 제정 논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12일 서울행정법원은 원청인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과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이 부당노동 행위에 해당한다며 노란봉투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렸다.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법원이 받아들임에 따라, 향후 노사관계를 둘러싼 법정투쟁을 입법 차원에서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이에 앞서 2010년 현대중공업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도 있다. 대법원은 당시 현대중공업 사건에서 노동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경우 원청을 사용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당과 야당의 입장은 어떤가

▲여야는 각각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 조장법’과 ‘합법파업 보장법’이라고 극명하게 맞서고 있다. 야당은 노란봉투법이 노동권을 정당히 보장할 수 있게 하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민주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 때마다 반복되는 수백억, 수십억 원의 손배가압류는 민주국가의 기본권이라 할 결사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고, 노동자들은 결국 목숨을 끊는 일이 반복되는 노동후진국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지난번 환노위가 통과시킨 노란봉투법은 이러한 비극을 막고, 산업현장의 평화를 촉진하며, 세계문명국가의 기준인 노동자 단결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노란봉투법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사법 정의를 무너뜨린다며 반발한다. 노란봉투법이 합법 파업의 범위를 넓히고 노조 구성원의 손배를 면책함으로써 명백한 불법 행위까지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 사용자와 교섭한다는 노란봉투법이 현실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한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5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현대차그룹 안에 현대모비스, 이외 하청업체까지 수천 개 회사가 있는데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예시를 설명하며 “노조법 2·3조(노란봉투법)가 지금 통과되면 현장에서 상당히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이 직회부되면 곧 법이 제정된다고 봐도 되나

▲그렇지 않다. 우선 여당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18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영계 인사들을 만나 “굉장히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노란봉투법”이라며 “우리 당에서는 (법안이) 통과되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은 거대 노총의 눈치만 살피면서 노란봉투법과 같이 노조의 기득권을 지켜주고 우리 경제에 부담 주는 법안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통해 본회의 직회부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공공연히 거론된다. 앞서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14일 헌재 민원실을 찾아 방송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관련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방송법이 법사위 제2소위에 회부돼 논의를 진행 중인 상태로, 국회법 86조3항과 달리 ‘이유가 있는’ 채로 60일이 지났다고 봤다. 국회법 86조3항은 직회부의 근거로 “법제사법위원회가 회부된 법률안에 대하여 이유 없이 회부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하였을 때”라고 정한다.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임 의원은 지난달 25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법의 해당 조항을 언급하며 “3월27일 법사위에서 2시간30분정도 치열한 찬반 논쟁이 전개됐고 이와 관련해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차기 전체회의에서 법률 체계의 전문부처인 법원행정처를 불러 토론하겠다고 했다”며 “이렇게 법사위에서 치열하게 논의 중인 불법 파업 조장법을 60일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하겠다는 것은 민주당이 쩐당대회 돈봉투 게이트로 국면 전환을 하려는 것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법사위에 회부된 지 60일이 지나기 전인 지난 3월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방송법 심판 청구가) 노란봉투법, 안전운임제와 같은 법안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 헌재 심판에서 결론이 어떻게 나는지를 보면 앞으로 (다른 법안들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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