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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뜯어놓고 “돈 없어요”…보이스피싱 구제책 정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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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보이스피싱 범죄가 처음 등장한 이후 17년여가 지났지만 범죄 유형이 다양하게 진화하면서 피해자가 줄지 않고 있다. 매년 피해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피해금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정신적 트라우마까지 치유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건수는 2만1832건, 피해금액은 5438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이스피싱은 첫 피해가 신고된 2006년 이후 피해가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6398억원, 2020년 7000억원, 2021년 7744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30% 가까이 줄었다.

정부는 범죄 예방과 차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해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면서 피싱사이트와 변작기(발신 번호를 바꿔주는 장치) 탐지, 불법거래 게시물 탐지·삭제를 강화했다.

또 대포폰 대량 개통을 차단하기 위해 개통 가능한 회선수 제한, 단말기 자체 국외 발신번호 표시 개선 등의 예방 조치도 함께 하고 있다. 경찰도 보이스피싱을 대표적인 민생침해 범죄로 규정하고 악성앱· 문자, 대포폰·통장 등 생성에서 유통까지 전방위적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수천억 뜯어놓고

피해 구제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범죄에 악용된 계좌에 잔액이 남아 있어야 채권소멸 절차 등을 밟아 피해환급금을 결정·지급받을 수 있다. 아니면 범죄에 가담한 관련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피해 회복이 가능하다.

범죄에 악용된 통장의 잔액이 없거나 범죄자가 검거되지 않은 경우, 검거가 됐더라도 변제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구제가 어려워 피해자에게 정신적, 경제적 고통이 고스란히 남게 된다.

이에 보이스피싱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보이스피싱 보험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기관의 예금자보호법처럼 모든 금융기관에서 보이스피싱 예방 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보장금액의 범위도 최대 3000만 원까지 상향해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치안정책리뷰에서 “해당 보험료는 최소한으로 금융기관이 1차 부담하고 기간이나 보장액에 따라 신용카드 포인트, 예금 이자와 각종 마일리지 등으로 자동 납부하게 한다면 실질적인 보험계약자의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사기정보분석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사기방지 기본법 제정 △일정 근로자 이상 사업장의 법정의무교육에 사기범죄 예방교육 의무화 △사기범죄 피해 치유센터 운영 등이 제시된다.

황 교수는 “취약계층에 대한 홍보·교육을 통해 보이스피싱 예방과 피해자에 대한 치유센터를 운영해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를 치유해야 한다”며 ” 보이스피싱이 근절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이고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불신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악역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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