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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모가 자녀 살해…왜 가중처벌은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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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살해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속 살해 사건이 잇따르면서 어린 자녀에게 극단적 선택을 강요하거나 살해하는 행위는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존속 살해의 경우 가중 처벌되지만, 비속 살해의 경우 일반 살인죄와 똑같이 처벌되거나 오히려 형량이 낮은 경우도 있다.

지난 3일 오전 4시 46분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편과 아내, 생후 7개월 된 자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아내는 자택 안에서 흉기에 쓸린 채 쓰러져 있었고, 남편과 딸은 아파트 건물 현관 인근에서 발견됐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딸을 안고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전날 밤 11시 35분에는 경기 평택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 A씨와 7세 아들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남편이 공장 일을 마치고 귀가해 이들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자택에서는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안하다, 아들을 데리고 먼저 간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남편이 출근한 후 아들을 살해한 뒤 본인도 극단 선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사례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비속 살해는 생활고를 겪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자신도 죽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5월 전남 완도항에서 종적을 감췄다가 실종 28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일가족 3명도 극단 선택 동기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오랜 기간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과거엔 이같은 일가족 사망사건은 ‘동반자살’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자녀 살해’, ‘비속 살해’ 사건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가족 구성원 각자가 자살하려는 마음을 먹고 함께 극단 선택을 하는 동반 자살과, 부모가 자녀를 먼저 살해하고 뒤따라 극단 선택하는 비속 살해는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비속 살해는 천륜을 저버리는 범죄로 그 죄질이 나쁠뿐더러 어린 자녀의 의사와 관계없이 생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일반 살인보다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비속에 대한 범죄는 일반 범죄와 똑같이 취급된다. 부모, 즉 존속에 대한 범죄가 형법 250조 2항에 따라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 처벌되는 것과 비교된다.

법조계에선 존속 살해만을 가중 처벌하게 된 배경에 효를 중시하는 유교 문화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란 인식에 기반해 과거에 만들어진 낡은 법이란 지적이다. 최근에는 비속에 대한 살해 역시 천륜이나 생명 존엄성, 처벌 형평성의 관점에서 결코 옹호될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에 존속살해와 마찬가지로 가중 처벌돼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회에는 비속 살해를 존속 살해와 같이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있다. 지난 7월20일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미성년자인 직계비속에 대한 살해죄를 신설하고 이를 존속살해와 동일하게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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