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 입시에 떨어진 친구들끼리 서로를 위로하는 ‘낙방 파티'(Rejection Party)가 유행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들에게 대학 입시 지원 결과가 공개되는 가운데, 불합격 사실을 알리고 서로 격려하는 ‘낙방 파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대학에서 보낸 불합격 통지 이메일을 출력해 낭독한 뒤 종이 파쇄기에 넣거나 찢어 던지고,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좌절감을 날려버린다.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아예 교내에 ‘낙방의 벽’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학생들이 “네가 너무 똑똑해서 떨어진 거야-뉴욕대로부터” “넌 바사르대(명문 인문대) 가기엔 너무 섹시해” 같은 메모가 붙었다.
교사와 부모들도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맞닥뜨릴 거부에 익숙해지고 당당해져야 한다며, 불합격 통보에 좌절하지 말자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 17개 대학의 불합격 통지를 받은 학생에게는 도서 상품권을 선물하기도 했다.
NYT는 “좌절과 실패도 인생의 일부이며,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는 정서가 10대들에게도 급속히 퍼져 이런 파티가 유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사회에서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돼라’ ‘약점도 공개해야 승자’ 등의 내용을 담은 자기 계발 서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나도 30년 전 하버드 의대 떨어졌지만, 응급실 의사 됐다!”, “우리 땐 상상 못 했는데 좋은 문화 같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한편, 학생들이 평균 10여곳 이상의 대학에 지원하고 있어 한 군데 낙방이 부끄럽지 않은 일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미 주요 대학에서는 2~3년 전부터 한국의 수능 격인 SAT 점수 등 계량화된 시험 성적을 입학 전형에 거의 반영하지 않는다.
이에 명문대 지원 문턱이 낮아지면서 입학 신청 건수가 연 20~30%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대의 올해 전체 지원자 대비 최종 합격률은 3.4%로, 개교 이래 38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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