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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동거男 폭행해 죽게 한 30대 임신부…징역 25년 확정

머니투데이 조회수  

/사진=대한민국 법원
/사진=대한민국 법원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성을 베란다에 가두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11일 B(사망 당시 30세)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적장애 3급인 B씨와 중고 거래를 하며 알게 돼 한 달 뒤 교제를 시작으로 동거에 들어가 아이를 임신하는 등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B씨가 외도한 사실이 없는데도 바람을 피운다고 지속해서 추궁했고 집 안에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하게 됐다. 또 주먹과 흉기로 그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담뱃불로 맨살을 지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에는 B씨를 속옷만 입힌 채 일주일간 베란다에 감금해 음식과 물을 주지 않고 화장실도 못 가게 했다.

급기야 쇠로 된 삼단봉으로 B씨를 때린 뒤 방치했고 그는 온몸에 둔력 손상을 입은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A씨는 B씨를 옷가지로 덮어 보이지 않게 방치하다가 한 달 뒤 자수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사체 유기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한 달 뒤 자수할 때는 사체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며 “‘범행 현장을 떠난 뒤 언니로부터 자수를 권유받아 마음을 돌렸다’는 피고인 진술까지 종합하면 사체유기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피해자 명의로 월세를 내는 등 범행을 은폐하기도 했다”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A씨는 살인 고의가 없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폭력 정도와 방법, 지속 기간, 피해자 영양상태 등을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임신 상태에서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겪었다거나 경계선 성격장애나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진단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항소를 기각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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