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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늘려도 길 막혀 안 탈래요” 여전히 지옥철 향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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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7시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 버스정류장에 70번 버스가 정차해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26일 오전 7시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 버스정류장에 70번 버스가 정차해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26일 출근시간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 버스정류장. 정류장 곳곳에 ‘김포공항역 5분 간격 70번 버스 놓치지 마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은 70번 버스가 혼잡시간대인 오전 6시45분~7시45분 사이 배차 간격 5분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은 많지 않았다. 오전 7시20분쯤 걸포북변역 정류장에서는 머니투데이 취재진을 포함한 3명만 버스에 탑승했다. 좌석 45개 가운데 35석은 비어 여유로운 편이었다. 다음 정류장인 풍무역에 도착했을 때는 16명이 버스에 탔다. 이 즈음부터 도로는 출퇴근하는 차량들로 넘쳐 막혔다. 오전 7시40분 고촌역에서는 18명이 탑승해 버스 내부는 빈 자리가 사라졌다. 개화역에 도착하자 승객 27명이 한번에 내렸다.

걸포북변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네 정거장을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23분. 김포골드라인 전철로 움직인다면 16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이른 출근시간임에도 김포에서 서울로 향하는 48번 국도 정체가 심해 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30대 남성 김동혁씨는 “버스는 일찍 나오면 여유롭게 앉아서 갈 수 있어 좋지만 길이 막혀서 시간이 지체될까봐 불안하고 초조하다”며 “일찍 나오면 버스, 시간이 촉박하면 지하철을 탈 것 같다”고 말했다.

김포시는 지난 24일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의 승객을 분산하기 위해 출근시간대 교통수단인 70번 시내버스 노선에 전세버스 8대를 증차했다.

이 노선은 김포골드라인을 따라 김포 걸포마루공원에서 서울 김포공항역까지 운행된다. 하지만 같은 시간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는 여전했다. 김포공항역에 도착한 열차는 빈자리 없이 승객들로 가득 채워졌다. 열차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오래 있으면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역에는 승객들의 질서를 유지하고 통제하는 안내원들이 역사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지난 11일 김포골드라인에서 3명이 실신했고 지난 24일에는 김포공항역에서 내린 20대 여성 승객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승객들은 버스가 증차된 걸 알지만 시간에 쫓겨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노선으로 출퇴근하는 30대 여성 박모씨는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에서 김포공항까지 지하철로는 10분이 걸리는데 버스로는 도로가 막혀 2배 이상 걸린다”며 “지하철에는 사람이 붐비지만 출근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어쩔 수 없이 탄다”고 밝혔다. 이어 “버스를 100대 증설해도 출퇴근 시간대에는 ‘지옥철’을 타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고민을 해보고 정책을 짰으면 한다”고 밝혔다.

30대 직장인 황모씨도 “열차 한두대를 보내더라도 지하철이 더 빨라 버스보다 지하철을 이용하게 된다”며 “시간이 두배 차이는 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김정화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혼잡도를 줄일 해법으로 일본이 시행하는 ‘도어컷’을 제안했다. 열차 문을 일부만 여는 것을 말한다. 김 교수는 “도어컷으로 특정 시간대 승객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칸을 조절한다”며 “김포는 열차가 칸이 2개(두 량) 있고, 플랫폼에도 두 칸만 열린다. 기존 열차에 칸을 추가로 붙이고 탄력적으로 문을 여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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