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판, GPS 등 77개 품목…내달 시행
세계 첫 ‘위성특화 목록’…제3국 우회 北수출 시 처벌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 북한의 인공위성 제조에 쓰일 수 있는 물품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맞춤형 대북 수출통제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본격화된다.
북한이 첫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정부는 국제사회 최초로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 대응에 특화된 수출통제 목록을 운영, 제3국을 우회한 관련 물품의 북한 수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대북 수출통제 목록인 ‘북한 맞춤형 감시대상 품목(워치리스트)’에 인공위성 관련 77개 품목을 추가하는 내용의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등 의무이행을 위한 무역에 관한 특별 고시'(이하 특별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당초 특별고시의 ‘북한 맞춤형 워치리스트’에는 크게 ▲ 핵 관련(89개) ▲ 미사일 관련(41개) ▲ 잠수함 관련(60개) 등 3개 분야가 있는데, 이번에 인공위성 관련 분야가 추가됐다.
추가 목록에는 인공위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태양전지판, 공중에서 균형을 잡게 해 주는 자이로, 인공위성 탑재 카메라에 들어갈 이미지센서를 비롯한 안테나, 위성항법장치(GPS), 전력 조절 장치 등 77개 품목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르면 내달부터 개정된 고시의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조처는 민간 용도로 널리 쓰이는 저사양 제품이 제3국을 통해 북한에 흘러가지 않도록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에 제3국을 거쳐 북한에까지 흘러갈 위험이 있는 품목에 관한 주의를 촉구하려 한다”며 “새 고시 시행 이후 파악되는 정보 등을 통해 워치리스트를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 대외무역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 우리 정부는 관련 품목을 제조하는 국가 등 상당수 우방국에도 미리 해당 목록을 사전 공유하며 대북 수출통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의 이번 조처는 2016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70호 상의 ‘캐치올'(catch all·모두 잡는다) 제도 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캐치올’은 안보리 결의나 다자수출통제체제에 규정된 금수 품목이 아니더라도 유엔 회원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제재 회피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품목은 각자 금수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간 탄도미사일 등 각종 군사용 미사일 발사에 주력해온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인공위성을 연속적으로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한 자리에서 제작이 끝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하라고 지시하면서 향후 추가 정찰위성 외에도 기상관측위성, 지구관측위성, 통신위성 등 다양한 인공위성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인공위성 발사가 평화적 우주 개발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어떤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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