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왔던 경기지역 고교생이 제주공항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전송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화번호나 아이디 등 별도의 연락처가 없었는데도 사진 전송이 가능했던 것은 애플의 ‘에어드롭(AirDrop)’ 기능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에어드롭은 애플 기기간 근거리 무선 파일 공유 서비스로, 발신자가 파일을 공유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다른 애플 기기 사용자에게 알림이 뜨면서 해당 파일이 미리보기로 표시되며 10분간 수신 가능하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항공보안법위반(공항운영방해죄)로 제주로 수학여행 왔던 경기지역 고교 2학년생 A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7일 보도했다.
A군은 지난 14일 오후 4시 58분께 제주공항 2층 12번 탑승구 앞에서 아이폰 에어드롭 기능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지금 폭탄을 설치했다’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보낸 혐의를 받는다.
에어드롭 기능을 켜놓고 있어 당시 사진을 공유받은 진에어 항공사 승무원은 공항종합상황실로 폭발물 의심신고를 했다.
경찰과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폭발물처리팀(EOD) 등이 제주공항 출발 항공기 1대와 일부 탑승구 등 여객터미널 보안 구역 일대에서 약 2시간 30분간 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의심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오후 7시 30분께 수색을 마무리했다.
이로 인해 수색 대상이 된 항공기 1대는 당초 계획한 시간보다 2시간 13분 늦게 출발했다.
경찰은 에어드롭 전송 범위 탑승자 현황과 폐쇄회로(CC)TV 확인해 피의자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지난 17일 경기지역에서 A군을 검거했다.
A군은 경찰에서 “김포로 가는 항공편 탑승을 기다리던 중 장난으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A군은 수학여행 때 묵었던 서귀포시 한 숙박업소에서 친구를 촬영한 사진에 ‘지금 폭탄을 설치했다’는 문구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폭탄테러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이같은 장난, 허위 신고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에어드롭, 포르노 이미지 전송 등으로 논란 빚기도
한편 에어드롭은 항공기 승객이 가짜 테러 위협을 하거나, 포르노 이미지를 다른 승객에게 공유하는 바람에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는 등 부적절하게 사용돼 2013년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정부 비판 이미지 등을 퍼뜨릴 때 사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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