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엠폭스(원숭이두창) 환자가 7~11일 닷새 사이 3명이 나와 지난해 6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총 8명으로 늘었다. 6~8번째 신규 확진자는 증상 발현 3주 내 해외 방문 이력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거주지도 서울·전남 등 전국 단위여서 일각에선 지역 내 전파가 상당수 이뤄지고 있을 거라고 우려한다.
엠폭스의 대규모 유행 가능성이 있는지, 종식되지 않고 풍토병화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의 자문을 얻어 정리해봤다.
Q. 엠폭스도 향후 대규모 유행 가능성 있나.
엠폭스는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과는 달리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확진자의 피부·구강·성기 등에 나타난 물집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접촉하게 되면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 일상회복에 따라 국내외 이동이 자유로워진 만큼 6~8번째 확진자에 이어 추가 확진자가 당분간 계속 나올 수 있다. 다만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대규모 전파 가능성은 낮다.
Q. 엠폭스는 남성 간 성접촉을 통해 주로 전파되나.
2022년 5월 이후 유럽과 북남미에서 남성 간 성접촉을 통한 엠폭스 확진자가 급증하기는 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쓰던 의복·수건 등을 통한 감염도 충분히 가능하다. 극단적으로 구강에 물집이 있는 확진자의 기침으로도 주변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 잘못된 사회적 낙인은 진단을 늦게 하고 추가 전파를 일으키는 결과를 낳는다.
Q. 3~4주면 자연치료가 된다는데 어떻게 치료하나.
국내엔 엠폭스 백신 5000명분과 항바이러스제 504명분이 구비돼 있다. 확진될 시 입원 치료가 이뤄지며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드물게 사망한다. 현재 유행 중인 엠폭스의 치명률은 0.13%, 중증도는 1% 미만으로 알려졌다. 발열·발진·림프절 비대 등이 동반되면 제때 보건소에 방문해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Q. 엠폭스도 퐁토병화에 대비해야 하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앞으로 엠폭스도 종식되지 않을 거란 전망과 아직까지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란 의견이 공존한다. 신상엽 연구위원은 “낙인 우려에 진단에 응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고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풍토병화에 대비해 엠폭스를 국가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에 포함시키는 한편 국내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기석 위원장은 “감염병의 풍토병화가 되려면 코로나·독감처럼 매년 일정 규모의 환자가 대대적으로 발생해야 한다”며 “초기 감염병인 엠폭스는 피부 접촉·성접촉이란 특정 계기로 갑자기 생겨난 것이고 내년에 발생할지 예측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추가 확진자가 얼마나 나올지 혹은 그대로 종식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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