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0만원이 넘는 임대 수익을 포기하고 동네 아이들을 위한 통학로를 만들어준 전북 전주 한 건물주 이야기가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주 인후동에 거주하는 박주현씨는 해당 동네에 상가를 운영하고 있다. 이 상가에 들어선 과일가게와 야채가게 사이에는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은 인근 아파트 초등학생들이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다.
상가 통학로는 10년 전인 2013년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박씨는 주차장이었던 이 공간에 상가 건물을 올린 뒤 건물 한가운데에 통로를 뚫었다.
박씨는 이 구획에 새 건물을 추가할 예정이었다. 공사를 위해 공간 주변에 쇠 파이프를 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 200~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쇠 파이프 아래를 지나가는 광경을 본 뒤 마음을 바꿨다.
그는 “하지 말라고 해도 자꾸 지나다니는 아이들을 봤다”라며 “여기를 막아 상가를 세워버리면 아이들은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길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로 공간은 약 99㎥(약 30평)에 달한다. 만일 이 공간에 새 건물을 세웠다면 월세 100만원, 연간 총 12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박씨와 그의 아내는 고민 끝에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통학로를 만드는 길을 택했다.
현재 초등학생들은 상가 근처 인후 초등학교로 가는 지름길로 통로를 이용하고 있다. 도로 대신 새 통학로를 지나다니게 되면서 등·하굣길도 더욱 안전해졌다.
박씨는 “하루 수백명의 아이들이 통로를 지나다니는 걸 볼 때면 마음이 뿌듯하다”라며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등 어린이 교통사고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데,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뉴스를 접한 누리꾼들은 “쉽지 않을 결정이었을 텐데 경의를 표합니다”, “좋은 일 하셨네요”, “의인이시네요. 장사도 번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등 박씨의 선행에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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