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국에서 최초로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돼 한국 음반시장에서 데뷔했던 아이돌 ‘스카이걸스’ 멤버들이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속사로부터 갑질을 당했으며, 법정다툼 끝에 1년만에 해체했다며 피해를 호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일본 매체인 아메바TV는 스카이걸스 멤버들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스카이걸스는 2019년 11월 일본 스카이 엔터테인먼트와 한국의 원탑 엔터테인먼트의 합작으로 결성됐다고 알려져있다. 이들은 소속사인 스카이 엔터테인먼트가 갑질, 성희롱, 임금체불 등 물의를 일으켰다며 해당 소속사에 전속 아티스트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소송전도 치른 바 있다.
그러나 스카이 엔터테인먼트 측은 멤버들이 제기한 문제들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10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임의 탈퇴는 계약위반”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지금까지의 활동비와 위약금 등 1500만엔(1억4850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멤버들을 도쿄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법정에서 멤버들은 소속사 대표가 멤버들이 옷을 갈아입을 때도 대기실에서 나가지 않았고, 몸을 만지면서 “엉덩이를 더 키우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며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어로 “돼지”, “죽을래?”라고 소리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쿄지법은 지난달 28일 소속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계약 해지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매출이 낮아 소속사가 멤버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계약으로 보기 어렵고, 강력한 지위 감독하에 있었기 때문에 계약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인정한 것이다.
멤버 측 법률대리인인 카사이 쿠니타카 변호사는 “10년간 계약을 맺었더라도 강한 지휘·감독 관계가 있는 경우 근로기준법을 적용해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멤버들이 주장했던 대표의 성희롱이나 갑질 행위에 대해서는 판결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일본 언론은 ‘케이팝의 이면’이라며 해당 판결에 주목하고 있다.
스카이걸스의 멤버였던 카리나씨는 “매일 일어날 때부터 어디에 가는지 일일이 보고해야 했다. 슈퍼에 가도 슈퍼에 왔다고 실시간으로 보고했고, 전철을 타도 보고를 해야 했다. 사적인 시간이 전혀 없었다”며 “또 혼나지 않을까 두려워 과호흡이 와 노래를 못 부르는 때도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 멤버였던 루나씨도 “극한의 다이어트로 매일 코피가 나고 어지러웠지만 쉴 시간도 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아메바 TV는 해당 보도에서 “한국 아이돌 지망 연습생은 100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100명 정도”라며 “스카이걸스의 사례는 영세 소속사였던 것도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형 소속사는 책임감을 갖고 연습생을 키우지만 영세한 곳에 가면 가혹하게 착취당하기 쉽다. 최근 글로벌 전략 때문에 일본인 연습생을 끌어들이려는 곳이 많은데, 소속사를 고를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멤버들은 모두 귀국해 일반 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아이돌이 되겠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마음은 있지만, 오디션을 보러 갈 수 있냐고 하면 솔직히 자신은 없다”, “지금은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의욕을 잃었다”고 답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