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대전 서구 을지대병원장례식장에서 대전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승아 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뉴스1 |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똑바로 들어주세요.”
대낮 만취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난 배승아(9)양 어머니는 딸을 실은 관을 운구 차량으로 옮기는 이들에게 호소하듯 말했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대전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양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배양의 어머니와 오빠는 고개를 숙인 채 숨죽여 울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배양과 영영 작별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배양의 어머니는 아들 손을 부여잡고 눈물만 훔쳤다. 이윽고 배양을 운구해야 할 순간이 오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배양의 어머니는 운구 차량에 가까워질수록 “우리 딸 어떡해”, “어쩌면 좋아”,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똑바로 들어주세요”라며 목놓아 울었다.
대전 정수원에서 발인을 마친 뒤 배양의 유골함은 서구 괴곡동 대전추모공원 제3봉안당에 안치됐다. 유족들은 배양의 봉안식에서 “추워도 조금만 기다려. 엄마랑 오빠가 자주 올게”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봉안식을 마친 뒤 유가족들은 “용서할 수 없고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법정 최고형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11일 오전 대전 서구 을지대병원장례식장에서 대전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승아 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3.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양을 떠나보낸 오빠 송승준씨는 “다시는 승아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 국민이 관심과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며 “엄마와 오빠가 곁에 있으니 승아가 외로워하지 말고 하늘나라에 가서 잘 살아줬으면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배양의 어머니 배인수씨는 딸을 영원히 떠나보낸 뒤 “내일이라도 세상이 달라지길 바란다”며 “가해자들이 엄중하게 처벌받아도 속이 시원하지 않다. 우리 아이가 살아 돌아오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통곡했다.
배양은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중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인도를 지나던 중 이곳으로 돌진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끝내 숨졌다.
경찰은 지난 10일 60대 운전자 A씨를 ‘민식이법(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내 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다. 그는 당시 만취 상태로 사고를 내 배양을 비롯한 피해 학생 3명을 들이받았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일 지인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소주를 반 병가량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소주 1병을 마셨다”는 등 말을 바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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