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초속 30m 바람타고 확산한 강릉산불 ‘축구장 530개’ 면적 태우고 3명 화상
서울서 사다리차 넘어져 2명 부상…항공기·기차 등 교통도 차질
(전국종합=연합뉴스) 11일 일부 내륙을 제외한 전국 곳곳에 태풍급 강풍이 불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1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쯤 강릉시 난곡동에서 산불이 나 순간초속 30m에 이르는 강풍을 타고 민가 등으로 확산했다.
산림당국은 오후 4시 30분께 주불을 진화했다. 이 산불로 축구장 면적(0.714㏊)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산불로 주민 1명이 대피 중, 소방대원 2명이 불을 끄다 화상을 입었다.
주택과 펜션, 호텔 등 72채가 피해를 봤고 주민 557명이 대피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50호 방해정(放海亭) 일부가 소실되고, 경포호 주변에 있는 작은 정자인 상영정(觴詠亭)이 전소된 것으로 파악되는 등 문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강원과 인접한 경북에서도 동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에 따른 피해가 이어졌다.
경북소방본부는 오후 4시 현재 울진에서 지붕파손 등 31건, 포항에서 옥상 물탱크 추락 위험 등 4건의 피해 우려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은 뒤 현장에 출동해 모두 안전조처를 하면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오후 3시 기준으로 강풍 피해 신고가 45건 들어와 이 가운데 주요 피해 11건에 대해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안전조치가 이뤄진 11건은 건물 마감재 탈락 5건, 간판·구조물 탈락 2건, 공사장 가설물 무너짐 1건, 공사장 벽돌 추락 1건, 사다리차 넘어짐 1건, 도로 전광판 피해 1건 등이다.
또 사다리차가 넘어지는 사고로 2명이 경상을 입는 피해가 났고 차량 1대, 보안등 1개, 통신선 3개의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대전에서는 이날 오전 9시 41분께 서구 탄방동에서 60대 여성이 강풍에 떨어진 유리 파편에 맞아 이마와 팔 부위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밖에 대전과 충남에서는 간판이 흔들린다거나 나무가 쓰러지는 등 관련 신고가 총 28건 접수됐다.
경남에서는 김해시 한 주택 지붕의 자재가 강풍에 날아갈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대원들이 조처했다.
또 부산에서는 건물 간판이나 외장재 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신고가 5건 들어와 소방당국이 안전하게 처리했다.
인천에서는 이날 오전 5시쯤 남동구 간석동 공사장에서 철골 구조물이 강한 바람에 쓰러지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항공기 운항이나 기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공항에서 출발편 기준으로 국내선 6편, 국제선 1편 등 모두 7편이 결항했다.
결항한 항공편은 출발 기준으로 김포공항 1편, 제주 4편, 양양 2편이다. 양양공항에서 타이베이로 출발하는 국제선 1편을 제외하고 전부 국내선이다.
인천공항에서는 이날 도착하는 국제선 항공편 3편의 도착이 지연됐으나 이곳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결항은 보고되지 않았다.
강풍으로 오후 4시 기준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7편(출발 4, 도착 3)이 결항하고, 107편(출발 50, 도착 57)이 지연 운항했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강풍특보와 급변풍(돌풍)특보가 발효 중이다.
공항 관계자는 “제주공항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공항에도 강한 바람이 불면서 결항과 지연편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항 출발 전 운항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철도 강원본부는 강원 동해안에 강풍 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이날 오후 1시부터 동해와 강릉을 운행하는 누리호 6편의 운행을 중지했다.
동해∼서울 간 KTX 열차는 출발과 도착역을 강릉으로 변경하고, 강릉∼동해 구간에는 버스를 투입해 연계 수송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삼척 해변∼강릉 간 바다열차도 운행을 중단했다.
(유형재 박영서 강태현 이해용 김잔디 이승연 백나용 김준범 김선경 차근호 윤보람 송정은 김상연 이승형 손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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