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재활 통해 사회 복귀할 수 있도록” vs “마약 범죄 조장할 가능성”
“자숙 기간에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가 중요”
(서울=연합뉴스) 임지현 조서연 인턴기자 = 마약을 한 연예인들의 복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논쟁은 지난달 29일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배우 유아인의 사례를 언급하며 SNS에 쓴 글이 커뮤니티에 퍼지며 시작됐다.
나 교수는 이 글에서 “유아인 씨가 아이언맨처럼 돌아오길 바란다”며 “그래서 마약 중독이 사회적 매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마약에 중독되었던 사람이 제대로 치료를 받은 후에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돌려줄 수 있는 본보기가 되어주길, 중독 정신과 전문의로서 응원한다”고 밝혔다.
영화 ‘아이언맨’으로 유명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과거 마약 중독 문제 때문에 감옥과 재활 센터를 드나들며 구제 불능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꾸준한 약물 중독 치료와 재활을 거친 뒤 마약을 끊고 ‘아이언맨’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재기에 성공했다.
나 교수는 유아인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처럼 마약 극복과 사회 복귀의 본보기가 되어주길 바란다는 맥락에서 그의 복귀를 응원한 것이다.
이러한 나 교수의 트위터 게시물은 지난 6일 기준 74만 6천개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549회 리트윗되며 호응받았다.
글을 접한 누리꾼 사이에서는 “뉘우친다는 전제하에 한 번의 기회는 줘야 한다”며 동의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마약은 한 때의 일탈이 아니므로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나 교수는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유례없이 마약 사건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예방과 처벌만큼이나 재활과 치료도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며 “유아인이 마약 투여에 대한 법적 처벌을 받은 후 치료와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당 게시물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도 콘텐츠 발행 플랫폼 ‘브런치스토리’ 등에서 마약 중독 문제에 대해 도덕적으로 비난만 할 경우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이 음지에 숨게 돼 중독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약 중독자를 사회에서 무작정 밀어내기보다는 엄격한 처벌 이후 치료와 재활 기회를 제공해 다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마약 연예인들의 복귀가 마약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마약을 하고도 쉽게 복귀할 경우 연예인은 사회적 영향력이 커 사람들이 마약을 가볍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형벌을 통해 범죄를 억제하려면 마약을 하면 모든 게 끝난다는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복귀 여부보다 중요한 일은 자숙 기간의 활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연예인의 마약 투여는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손해를 입힌 게 아니라 배신감과 실망을 주는 사건”이라며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보다는 자숙 기간에 모든 걸 내려놓고 벌 받을 의지를 보여주며 진정성 있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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