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얼룩말이 탈출해 도심을 활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얼룩말을 보고 뒷짐을 진 채 빠르게 돌아서는 한 시민의 모습이 화제가 됐는데, 해당 남성은 어린이대공원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대공원에서 시설팀 과장을 맡고 있는 강민준씨는 최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해 “영상 속에서는 되게 침착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되게 허덕이면서 (골목으로) 뛰어간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야생동물의 경우, 흥분해 있을 때 사람이 더 흥분시키면 안 된다고 알고 있다”며 “뒤돌아서 못 본 체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이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는 차도와 주택가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세로를 목격한 시민들은 사진과 영상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한 남성이 골목에서 세로를 마주쳤음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뒤돌아 피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당시 남성은 골목길로 걸어가다가 세로를 보자 뒷짐 지고 재빠르게 왔던 길로 돌아갔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룩말을 봤는데도 침착하다”, “나였으면 바로 놀라서 소리쳤을 것 같다”,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길에서 야생동물을 마주쳤을 경우,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번 사례처럼 동물원이나 사육장을 탈출한 동물을 도로나 주택가에서 만났다면 비명을 지르지 않고 조용히 피하는 게 상책이다. 또 야생 멧돼지를 마주쳤을 때도 뛰거나 소리쳐선 안 된다. 오히려 멧돼지가 놀라 공격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도심을 활보하던 세로는 탈출 3시간 30분 만에 마취총 7발을 맞고 생포돼 어린이대공원으로 돌아갔다. 올해로 두살이 된 세로는 부모를 잇달아 잃고 홀로 지내왔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무리 생활을 하는 얼룩말 습성을 고려해 늦어도 내년까지 세로의 짝을 데려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