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에서 적재된 중장비가 떨어져 뒤따라오던 차량 운전자가 추돌해 숨졌다. 전북 군산시 한 교차로에서 화물차에 실려 있던 석재가 추락해 운전자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적재물 추락 사고가 잇따르면서 예방을 위한 관리 감독과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트레일러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법상 적재물 추락방지 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5시17분께 중부고속도로 대전 방향 충북 음성휴게소 인근에서 약 10t가량의 바닥 다짐용 대형 롤러를 떨어뜨려 뒤따르던 운전자 4명을 사망 또는 다치게 한 혐의다.
전북 군산경찰서도 화물차 운전자 B씨를 같은 혐의로 입건하고 불구속 상태로 조사 중이다. B씨는 지난 28일 오전 8시 56분께 옥구읍 당북교차로 인근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대형 석재 2개를 떨어뜨려 운전자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적재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과적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화물차 적재물 추락사고는 달리는 도로 위에서 발생해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곤 한다. 경찰도 이 부분에 주목해 교통안전공단과 매년 정기적으로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올해도 지난 17일부터 2달간 화물차 대상 교통위반 집중 단속을 진행 중이다. 단속 대상은 ▲과적·적재불량 ▲불법개조 및 부착물 ▲정비불량 등이다.
경찰은 연이은 사고를 줄이기 위해 단속기간 암행 순찰차, 무인기, 캠코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선 화물운전자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미끄럼 방지 덮개나 로프로 적재물을 단단히 고정하는 등 안전 규칙을 제대로 지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차주나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행법상 적재물 추락방지 의무 위반은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다만 이조차도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이고, 단순 위반은 범칙금 5만원에 불과하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적재물 추락 사고는 뒤따르던 차량 뿐만 아니라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안전에 대한 규제는 계속해서 높이고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물차 교통 위반에 대한 단속 등 관리·감독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수소 책임연구원은 “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과 교통안전공단 등에서 진행 중인 화물차 대상 교통위반 단속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단속 주체도 경찰과 공단 등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도로 관리 주체로까지 확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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