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직장 동료와 데이트하다가 남편에게 걸린 아내가 외려 ‘육체적 관계는 없었다’는 식의 당당한 태도를 보여 답답함을 호소하는 남편의 사연이 화제다.
최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12년 차에 10살 딸을 둔 남성 A 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 씨는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소소한 추억들을 쌓아가면서 나름 행복하게 살아왔다”며 세 식구를 소개하며 사연을 전했다.
문제는 A 씨가 아내의 옛 휴대전화를 발견한 뒤 불거졌다. 그는 “아이 어릴 때 사진을 모아 앨범을 만들기 위해 아내가 예전에 쓰던 휴대전화를 꺼냈다가 우연히 아내가 메모장에 쓴 글을 봤다”며 “상대가 누구라고 적혀 있진 않았지만 ‘더는 만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별 메시지였다”고 밝혔다.
그는 “순간 기분 나쁜 예감이 들었다. 의심을 떨쳐버리려고 해도 쉽지 않아 아내 회사 앞에서 몰래 기다렸다가 뒤를 밟아봤다”며 “회식이 있다던 아내는 회사 근처에서 남자 직장 동료와 단둘이 술을 마셨다. 연차를 낸 날에는 그 동료와 영화관에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신감에 온몸이 떨렸다. 따져 물었더니 아내는 외려 당당했다”며 “그저 ‘오피스 남편’일 뿐, 같이 술 마시고 영화를 보는 일 말곤 다른 일은 없었다고 했다”고 했다.
A 씨는 패널로 나온 김소연 변호사에게 “다른 일이 없었다고 떳떳한 관계라고 말하는 아내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며 아내와 아내의 오피스 남편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김 변호사는 “보통 부정한 행위라고 하면 육체적인 관계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부부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모든 부정한 행위가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한 행위는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법원이 참작해 평가한다. 이번 사례는 육체적 관계까지 간 건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전후 상황을 볼 때, 간통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부부간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A 씨가 “딸을 양육하고 싶다”고 하자 “이를 지정하는 데에는 자녀의 복리와 안정이 최우선인데,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라 할지라도 부모의 역할에는 충실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내가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권자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부정한 행위를 하면서 자녀에게도 소홀한 경우가 많이 있다”며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으니 결국 이혼 가정을 만들게 된 것에 배우자의 책임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양육권 다툼에서 전혀 무관한 요소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조언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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