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첫 번째)와 박수근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4·5일제 도입 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기업의 점진적인 ‘주 4.5일제’ 전환을 유도하는 법안을 발의한다. 법안에는 기업이 근로 시간을 단축할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필요한 비용을 최대 전액까지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이 입수한 법안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자 산업재해예방TF(테스크포스) 단장을 맡은 이수진 의원(비례)의 대표 발의로 이같은 내용의 ‘과로사 예방 및 근로 시간 단축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다. 이수진 의원실은 현재 공동발의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은 현행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아닌, 현재의 틀 안에서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주 4.5일제를 전격 도입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세간의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안의 목적은 과로사 예방으로 명시됐다.
법안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공공부문 및 민간과 협력해 과로사 등의 방지를 위한 대책을 적극 추진해야 하고, 사업주 등이 근로기준법상의 법정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경우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한다. 고용노동부 장관과 중앙행정기관의 장, 시·도지사에게도 정기적으로 과로사 예방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과로사는 ‘업무상의 과중한 신체적·정신적 부담에 따라 발생한 과로성 질환의 발생이나 기존 질환의 악화, 또는 이에 따른 장해 발생으로 인한 사망 또는 자살’로 정의했다.
앞서 민주당은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근로 시간 개편안에 대해 각계 우려가 제기되자,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주 4.5일제’ 도입 추진에 나섰다. 지난 28일 MZ(밀레니얼+Z세대)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와 간담회, 29일 학계·노동계와의 긴급토론회를 열고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9일 ‘주 4.5일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주4일제, 4.5일제가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과거 한 달에 한 번은 쉬자, 일주일에 한 번은 쉬자는 변화도 처음에는 반론이 많았다”며 “앞으론 주4.5일제를 실행 가능한 목표로 갖고 고효율의 노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주 4.5일제 추진 법안을 당론으로 정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 단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 4.5일제 관련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당론(채택)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일 노사 합의를 통해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1주’에서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 시간 개편안을 공개했다. 현재는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에 1주 최대 12시간까지만 연장 근로를 할 수 있지만, 개편안을 적용하면 최대 ‘주 69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해진다. 현재 노동계 등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서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