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청소년이 구급차에 실려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시간가량 병원을 찾아 다녔던 이 학생은 결국 구급차에서 사망했다.
28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15분께 대구 북구 대현동의 한 골목길에서 A(17)양이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A양은 4층 높이의 건물에서 떨어져 왼쪽 머리와 우측 발목을 다친 상태였는데, 의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을 태운 구급차는 오후 2시24분께 사고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동구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전문의 부재를 이유로 A양의 입원을 거절했다.
이후 구급차는 오후 2시51분께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으나, 이곳에서도 입원은 불가능했다. 응급 환자가 많아 A양을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은 구급차는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구급대는 계명대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대구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에도 전화했으나, 각 병원의 사정으로 A양을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후 구급대는 병원 2곳을 더 전전했고, A양은 오후 4시30분께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으로 인계하는 과정에서 심정지 상태가 됐다.
구급대는 CPR 등을 실시하며 A양을 대구카톨릭대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이와 관련해 소방 관계자는 “대구 시내의 거의 모든 병원에 전화했었다고 보면 된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북부경찰서는 현재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병원에서 왜 환자를 수용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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