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내 하천과 둘레길에 야생 너구리가 먹을 ‘어묵’을 뿌릴 예정이다. 이 어묵 안에는 야생동물 광견병 미끼 백신이 들어있다.
서울시는 27일 야생 너구리 광견병 방지용 백신을 양재천, 안양천 등 시 경계 하천 인근에 살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살포되는 백신은 약 3만7000개에 달한다.
광견병 백신은 네모난 모양으로 자른 어묵 안에 집어넣는 미끼 방식이다. 서울 외곽을 총 145㎞로 에워싼 차단 띠 형태로 살포된다. 살포 지역은 야생 너구리의 주요 서식지인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관악산, 용마산, 우면산, 대모산, 개화산 및 양재천, 탄천, 안양천 등이다.
미끼 예방약은 이미 60종의 동물에 대한 안전성 실험으로 입증된 약품으로 전해졌다. 먹이 안에 든 백신을 야생동물이 먹으면, 잇몸 점막을 통해 면역이 유도돼 광견병을 예방할 수 있다.
개나 고양이의 경우 미끼 예방약을 먹어도 건강에 이상은 없지만, 광견병 백신을 직접 주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생 너구리, 국내 광견병 주요 숙주
너구리는 박쥐와 함께 광견병의 주요 종숙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야생 너구리는 산지에 주로 서식하고, 시민들이 이용하는 등산로에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이 크다.
2006년 9월에는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너구리 사체가 발견되면서 도심에서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미끼 백신을 살포하는 방식으로 광견병을 예방해 왔으며, 그 결과 현재까지 단 한 번의 광견병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산행 중 살포된 야생동물 광견병 미끼 예방약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만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사람이 손으로 만진 미끼에는 체취가 묻어 야생동물이 섭취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살포 30일 후 섭취되지 않은 미끼 예방약은 시 당국이 수거한다.
한편 광견병에 걸린 동물은 쉽게 흥분하거나 과민, 공격 성향을 보인다. 입가에서 거품 침을 흘리거나, 심하면 의식불명을 일으킬 수 있다. 반려동물은 야외 활동 시 반드시 목줄을 착용해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반려동물이 광견병 의심 동물과 접촉했을 때는 방역 당국에 신고한 뒤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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