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대구·인천·경기 일부지역 ‘알뜰배달’ 시범 도입
동선 최소화·평균2000원…식당·소비자 부담 경감
배달의민족(배민)이 단건배달만 수행하던 자체 배달 서비스 ‘배민1’에 묶음 배달을 도입한다. 빠른 배달 등을 장점으로 쿠팡이츠의 점유율 확대에 큰 공을 세웠던 단건배달이 서서히 축소되는 모양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1에서 새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을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알뜰배달은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배민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관리하는 라이더가 직접 배달하면서 여러 배달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어 식당과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줄여준다. 라이더 동선도 확인할 수 있다. 알고리즘으로 ‘최적묶음배달’을 구성해줘 배달 동선도 최소화할 수 있다. 소비자는 배민1 페이지에서 배달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해 단건배달과 알뜰배달 가운데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알뜰배달은 내달 중순 대구, 인천, 경기 일부 지역에서 시범 도입한 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민은 알뜰배달이 소비자와 식당 업주의 비용부담을 줄여준다고 강조한다. 배민에 따르면 소비자가 부담할 알뜰배달 비용은 평균 2000원이 될 전망이다. 배민 관계자는 “주문 금액, 거리, 시간대,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존 배민1 한집배달보다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업주 부담 배달비도 2500~3300원(부가가치세 별도)이 될 전망이다. 주문 중개 이용료는 배민1, 오픈리스트와 동일하게 6.8%다.
묶음배달은 라이더에도 이득이다. 바로고가 발표한 ‘2022년 바로고 딜리버리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단건배달만 한 라이더 보다 묶음배달을 한 라이더의 시간당 배달건수가 24% 많다. 단위 면적당 건수가 많아지면서 묶음배달 효율성이 더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묶음배달은 라이더가 여러 집을 들렀다 오면서 시간이 오래 걸려 음식이 식는 등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2019년 쿠팡이츠가 배달시장에 진입하면서 각광 받았던 것도 ‘단건배달’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배민은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설명했다. 라이더가 자유롭게 배달을 골라잡을 수 있는 일반배달과 달리 ‘알뜰배달’은 유사한 동선에 있는 배달 건만 묶어줘 최소한의 이동거리로 배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민 관계자는 “단건배달의 장점은 살리고 높은 비용이라는 단점을 줄이면서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하나 더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배달시장이 위축되면서 비용 부담이 높은 단건배달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단건배달을 가장 먼저 도입했던 쿠팡이츠도 지난해 12월 ‘최적화 배달’이라는 이름으로 묶음배달을 시작했다. 후발주자였던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단건배달을 도입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였고, 이에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도 단건배달을 속속 도입했다. 그러나 단건배달은 시간 당 배달 건수가 적어 라이더가 요구하는 배달 비용이 많이 들었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배달앱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의 월간활성화이용자 수는 3021만413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6% 감소했다. 배달앱 사용자는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불황으로 소비자 지출도 줄고 있다”며 “배달앱들이 더이상 비싼 단건배달에 집중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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