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이혼 건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해온 부부가 갈라서는 이른바 ‘황혼이혼’은 줄어든 대신, 10년 이하 부부의 이혼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은 9만3000건으로 전년보다 8.3%(8300건) 감소했다. 3년 연속 감소세다.
연간 이혼 건수가 10만 건 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9만1000건) 이후 25년 만이다. 국내 이혼 건수는 IMF 외환위기 충격이 본격화한 1998년 11만6000건에 달했고, 2003년에는 16만700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는 혼인이 지속해서 줄면서 이혼 건수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혼인 건수는 2011년 32만9000건에서 11년 연속 감소해서 지난해에는 19만1000건에 그쳤다.
다만 결혼 생활 10년 이하 부부의 이혼율은 혼인 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크게 줄지 않았다. 4년 이하의 이혼율은 9.3%, 5~9년은 3.5% 감소했다.
반대로 결혼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혼할 확률은 점점 낮아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결혼 생활 20년을 넘은 부부의 이혼율은 2016년부터 감소 없이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지난해 7년 만에 처음으로 13.1%나 내려갔다. 20~24년(-14.0%)의 감소율이 가장 높았으며, 25~29년(-13.4%), 30년 이상(-12.4%)이 뒤를 이었다.
이런 현상은 연령이 낮을수록, 즉 ‘저년차 부부’가 이혼에 대해 더 개방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지닌 것으로도 분석된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혼에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로 2020년 통계청의 조사에서 ‘어떤 이유라도 이혼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연령에 비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3만9000건으로 전체 이혼의 41.7%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인다. 자녀가 1명인 경우의 비중은 22.1%, 2명은 16.3%, 3명인 경우에는 3.1%로 자녀의 수에 따라 이혼율이 크게 좌우됐다.
반대로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의 경우 구성비는 54.9%로 10년 전 대비 7.9%p 증가했다. 출산율 감소로 자녀가 없는 부부가 늘어난 것도 저년차 부부의 이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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