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과 예비 신부가 ‘십일조’ 등 종교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비 신랑과 종교 문제 어떻게 해결하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저는 천주교 예비 신랑은 개신교인데 둘 다 모태신앙”이라며 “사귀면서도 언젠가는 한 번 부딪힐 날이 올 거라 생각해서, 서로 다른 걸 아니까 최대한 종교에 대해서는 입에 담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A 씨는 “막상 닥치니 미칠 것 같다”며 “저는 주일 되면 난 성당, 넌 교회 따로따로 가면 되지 않냐고 했는데 예비 시어머니랑 예비 신랑은 제가 교회 다니기를 원한다. ‘같이 다니면 정말 좋을 텐데’라며 은근한 눈치를 주기도 한다”고 했다.
특히 A 씨는 교회의 ‘십일조’를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으로 꼽았다. 예비 신랑이 본인 수입과 A 씨의 수입을 합친 돈에서 십일조를 내고 싶다고 한 것이다.
십일조는 교회에서 자신의 수입의 10%를 헌금 등으로 납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A 씨는 “사실 전 독실한 신자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부모님 따라다닌 거라 종교적 믿음이 강하지 않다”면서 “원래 십일조를 진짜 그렇게 많이 내나 싶고 이해가 잘 안 가고 예비 신랑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당장 파혼하라며 노발대발하시는데 상견례까지 마친 상태에서 너무 막막하다”며 “다들 결혼하시면 종교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70만원 십일조 내겠다는 예비 신부
앞선 사연뿐 아니라 이번에는 예비 신랑, 신부가 가입해서 정보를 얻는 한 온라인 카페에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 종교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자친구와 3개월 뒤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예비 신랑 B 씨는 “전문직인 여자친구는 매달 70만원을 십일조로 내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명목의 헌금, 교회 사람들과의 친목비 등을 포함하면 금액이 상당했다”고 털어놨다.
여자친구는 결혼 후에도 십일조를 내겠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B 씨는 “전 무교라 이해할 수가 없다”며 “교회 가고 그러는 건 인정해도 십일조 내는 일이 원래 당연하고 흔한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전 차라리 그 돈으로 저축을 하거나 부모님들 용돈이라도 드리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은데…제 욕심인가요?”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서로 대화로 잘 풀어야 한다” “조금씩 양보하면 어떨까” 등의 반응이 있었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종교 때문에 전쟁도 나는데 파혼이 대수냐” “파혼이 이혼보다 낫다” “종교를 권하는 것과 강요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한편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전국의 결혼 희망 미혼남녀 518명(남녀 각 259명)을 대상으로 ‘결혼 후 부부간에 어떤 측면에서 차이가 크면 생활하기 고달플까요?’를 질문한 결과 남성의 17.4%, 여성의 18.9%가 종교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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