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이사장이 20대 여성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근로계약서에 없는 청소 업무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5일 SBS 보도에 따르면 서인천 새마을금고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A 씨는 지난 2021년 7월 이사장으로부터 “이제 다 영글었네”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대해 A 씨는 SBS에 “(이사장이) ‘영글었다는 말이 뭔 말인지 알지?’라고 했다. (신체가) 발달을 했네, 이런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성희롱과 함께 이사장의 인사 관련 고성과 호통으로 고통을 받았다며 신고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이사장은 이런 발언에 대해 “성숙해 보이고 의젓해 보인다. 보기 좋다. 칭찬으로 얘기했다”며 “영글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5월 이사장의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이사장에게 내려진 처분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에 그쳤다.
이후 A 씨는 노동청에도 진정을 접수했지만, 노동청은 개선지도 공문만 한 차례 내려보냈을 뿐 중앙회 차원의 처분을 이유로 별도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해당 새마을금고는 지난 2017년에는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개고기를 삶게 해 논란이 됐었고 그 후임으로 2020년 이번 이사장이 취임했다.
임신부에 화장실 청소까지…이사장 “취임 전부터 있었던 일”
성희롱뿐 아니라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관련한 논란은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근로계약서와 달리 사무실과 화장실 청소 업무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청소에 동원된 임신부 B 씨가 노동청에 신고했지만, 노동청에서는 해결책을 강구하라며 행정 지도했다.
SBS가 공개한 내부 CCTV 영상을 보면 한 직원은 마대로 바닥을 닦고, 또 다른 지점에서는 직원이 사무실 내부를 돌며 쓰레기통을 비운다. 또 청소를 위해 화장실 내부에서 걸레를 빠는 모습도 보인다.
이에 대해 이사장은 “직원들이 청소하는 건 취임 전부터 있었던 일”이라며 “지난해 이미 본점서 관련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용역을 쓰겠다’고 통보했던 상황”이라 해명했다.
지역 새마을금고의 경영을 총괄하는 이사장은 대부분 금고 대의원들에 의해 간선제로 선출돼 10년 이상 장기 집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고 직원 전체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어 ‘작은 왕국의 왕’으로도 불린다.
특히 각 금고의 감사 역할을 하는 ‘내부통제책임자’라는 직책이 있는데, 그 인사권도 사실상 이사장에게 있어서 견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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