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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청바지> 회원들이 한 달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를 극복하기 위해 명상·일기 작성 등의 활동을 하며 정신 건강을 돌보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를 겪으며 우울증을 앓는 2030세대는 크게 증가했다. 14일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2030 세대 우울증 환자는 31만878명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 22만3071명보다 약 8만7000명(39.36%) 증가했다.
취업준비생 한정윤씨(24)는 지난해 6월 ‘쓰담’이라는 마음 챙김 모임을 만들었다. 쓰담 회원들은 앱을 통해 매일 명상하고 일기를 쓴다. 다 함께 모여 명상 수업도 듣는다. 회원은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
대학에서 불교학을 전공한 한씨는 “마음이 힘들 때 명상이나 마음 챙김을 알아보다가 감사한 일을 적는 감사 일기를 실천했는데 나아지는 걸 느꼈다”며 “이런 마음 챙김 모임을 통해 마음의 본질적인 부분을 돌아보고 가다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쓰담’에서 3개월째 활동 중인 자영업자 진명준씨(33)는 “퇴근하고 집에서 유튜브 보고 쉬었을 시간에 명상하고 일기를 쓰는 게 건설적이고 마음에 위안이 된다”고 밝혔다. 진씨는 또 “혼자서는 꾸준히 하지 못했을 텐데 같이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동기 부여도 된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전소은씨(31)는 ‘청바지’라는 자기 계발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청바지’는 ‘청춘을 바인딩하는 지금’의 약자다. ‘청바지’의 회원 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늘었다. 전씨는 ‘청바지’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든 서로를 응원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모인 6명의 스터디로 시작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9년 전 대학생 때 ‘멍석을 깔아 줄 테니 당신이 다 하고 싶은 걸 하라’는 컨셉으로 ‘청바지’를 만들었다.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한 주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서로 이야기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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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정산> 책자./사진=독자 제공 |
스스로 회고 시간을 갖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강준희씨(27)는 매년 연말 <연말정산>이라는 책자를 활용한다. <연말정산>에는 지난 1년을 정리할 수 있는 질문 100가지가 적혀있다. 책은 ‘올해 ( )을 신경 쓰지 않는 법을 배웠다’, ‘올해 나를 크게 울린 ( )’ 등의 질문으로 구성돼있다.
강씨는 12월 말이면 친한 친구 서너 명과 <연말정산> 책자를 들고 모여 함께 질문에 답을 작성한다. 2020년부터 우울증을 앓았다던 강씨는 “친구들과 답변을 공유하며 과거의 좋은 기억, 안 좋은 기억들을 돌아보고 털어낼 수 있다”며 “코로나로 취업 준비에 제약이 생겼을 때 우울하고 기쁜 감정들을 모두 회고하는 게 심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직장인 하지은씨(가명·33)도 지난 2017년부터 <연말정산>을 작성했다. 하씨는 “<연말정산>에는 감정을 건드리는 질문들이 많다”며 “과거에 쓴 답변을 지금 읽어보면 상황은 다 기억나면서도 생경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 정리는 매일 해야 한다”며 “<연말정산>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주거·결혼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코로나라는 어려움에 부딪혔다”며 “다른 세대보다 우울과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자기 계발과 회고 모임으로 나타났다”며 “모여서 힘든 이야기를 공유하는 게 우울감을 극복하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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