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비행기 좌석에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하는 장거리 비행을 좀 더 편안하게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20년 이상 여객기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수천 시간 이상을 비행기 안에서 보낸 ‘업계 베테랑’들이 조언을 건네 관심이 쏠린다.
1. 기내식은 건너뛰어도 된다
미국 온라인 여행 매체 ‘CNN 트래블’은 영국 항공에서 25년간 근무한 베테랑 승무원 크리스 메이저의 장거리 비행 팁을 공개했다. 메이저의 첫 조언은 ‘무리해서 기내식을 먹을 필요 없다’는 것이다.
메이저에 따르면, 항공사의 기내식 스케줄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의 바이오리듬을 고려하지 않는다. 장거리 비행을 하는 승객들은 대체로 지역별 표준시간대(타임 존·time zone)를 거치면서 일명 ‘시차 증후군’을 겪는데, 피로한 와중에 굳이 식사할 필요는 없다.
부족한 잠을 보충하거나 자신만의 휴식 시간을 보내는 게 체력 보존에 더 도움이 된다. 오히려 억지로 기내식을 먹으면 소화 불량 등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대신 메이저는 여객기 탑승 전 자신만의 간식을 챙기는 것을 권고했다. 허기질 때 배를 채울 수 있고, 기분도 더 나아지기 때문이다.
2. 개인용 베개, 챙겨서 나쁠 것 없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장거리 비행용 담요를 제공한다. 하지만 메이저는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이 있을 경우, 개인용 담요·베개·귀마개 등을 가져오는 게 낫다고 말한다. 특히 눈을 가리는 안대는 항공기 내부의 빛을 가리기 때문에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좋다.
개인용 베개가 ‘비상용’으로 쓰일 때도 있다. 간혹 장거리 비행에도 수면 도구를 제공하지 않는 항공사가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는 “베개 없이 14시간 비행을 견디는 것은 악몽에 가깝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끔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며 “자신의 베개를 가져가는 걸 추천한다”라고 밝혔다.
3. 비행기 뜨기 직전, 도착 직전엔 화장실 피해야
화장실을 쾌적하게 이용하고 싶다면 특정 시간대는 피해야 한다. 항공기 이륙 직전과 목적지 도착 바로 직전이다.
영국 매체 더 미러는 전직 승무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장거리 비행이라면 이륙하기 직전과 비행이 거의 끝날 즈음에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붐비는 시간대라 더러울 확률도 가장 높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난기류가 지나간 직후도 화장실 이용에 적합한 시간대가 아니다. 난기류를 통과할 때는 비행기가 흔들려 모든 승객이 반드시 착석해야 한다. 안전띠 착용 표시등이 꺼지면 많은 승객이 화장실로 향할 확률이 높다.
4. 멀미가 심하다면 앞쪽 좌석으로
크리스는 장거리 비행을 하는 여행자를 위한 다른 유용한 팁도 전했다. 그는 “멀미가 심한 승객은 비행기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앞쪽 좌석을 선택하라”고 권했다.
수면이 중요한 사람은 창가 쪽에 앉을 것을 권했다. 이는 통로 쪽이나 중간 좌석에 앉은 사람은 화장실을 이용하는 승객을 위해 자리를 비켜야 때문이다.
5. 운동이라면 사소한 움직임 어떤 것도 좋다
비행 중인 여객기 안에서 몸을 움직이는 일은 매우 힘들다. 이미 몸은 좌석 벨트에 고정돼 있고, 이런 상황에 스트레칭하는 건 주변 승객에게 불쾌감을 줄 우려도 있다. 하지만 메이저는 아주 사소한 동작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단순히 발가락을 움직이는 수준도 상관없다. 모든 움직임이 시도할 가치가 있다”라며 “좌석의 공간이 허용하는 만큼 다리를 움직여 혈액이 몸에 흐르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사전에 의사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장거리 비행은 혈액 순환에 악영향을 끼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시간 이상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심부정맥혈전(DVT)’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2017년 발표한 바 있다. DVT는 심장과 연결된 혈관의 피가 피떡으로 굳어져, 혈관을 막아버리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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